서울시내 음식점 메뉴 가운데 가장 짠 음식은 김치인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사단법인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에 따르면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식품의약품부 장미라 박사팀이 지난해 2월과 6월 서울에서 영업 중인 음식점 25곳의 26개 주요 메뉴에 대해 나트륨과 칼륨 함량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이 결과는 한국식품위생안전성학회가 최근 발간한 논문집에 소개됐다.
연구팀 분석 결과 이들 26개 메뉴 가운데 가장 짠 음식은 김치로 나트륨 함량이 100g당 554.9㎎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음식들의 경우에도 김치가 들어간 메뉴들이 전반적으로 짰다. 김치에 이어 나트륨 함량이 많은 음식은 꽁치김치찌개(390.8㎎), 된장국(388.4㎎), 된장찌개(374.1㎎), 김치찌개(370.5), 매운탕(323㎎), 청국장찌개(300㎎) 등 순이었다.
특히 김치의 100g당 나트륨 함량은 가장 낮은 설렁탕(24.2㎎)보다도 23배가량 더 높은 수치로 나타났다. 다만 설렁탕에 소금 간을 가미할 경우 설렁탕 역시 고나트륨 음식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김리라 보건환경연구원 연구원은 “설렁탕은 대개 음식이 조리돼 나온 뒤 소비자가 직접 간을 맞춘다”며 “이번 연구에선 추가로 간을 하지 않은 설렁탕을 대상으로 분석한 만큼 나트륨 함량이 제일 낮게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국인의 고나트륨 음식 섭취는 다른 나라에 비해 월등히 높은 편이다. 세계보건기구가 권고하는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2000㎎이지만 한국은 이보다 2배 이상 높은 4791㎎(2011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기준)에 달한다.
나트륨이 혈압을 올리는 미네랄이라면 칼륨은 나트륨의 체외 배설을 도와 혈압을 조절해주는 미네랄이다. 이번 조사에서 김치는 나트륨뿐 아니라 칼륨 함량도 최고치(100g당 225.1㎎)를 기록했다. 칼륨 함량이 가장 낮은 건 역시 설렁탕(12.7㎎)이었으며 김치의 칼륨 함량은 설렁탕보다 18배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설렁탕은 다른 메뉴보다 채소 함량이 적어 칼륨 역시 적게 들어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신장 기능이 약한 사람이 칼륨을 지나치게 섭취할 경우 심장 부정맥이 발생할 우려도 있어 이들에겐 고칼륨 음식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나트륨과 칼륨의 함량 비율이 서로 비슷한 1대1이 될수록 고혈압 예방이나 개선에 효과적인 음식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이 26개 음식의 칼륨과 나트륨 비율을 조사한 결과, 이 수치가 1에 가장 까운 건 불고기(1.17)로 나타났다. 오리탕(0.81)과 콩비지찌개(1.4), 청국장찌개(1.7), 매운탕(1.9) 등도 모두 해당 비율이 2를 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치의 경우 이 수치는 2.6이었다. 반면 이 비율이 10을 넘는 음식은 칼국수(13.5), 잔치국수(16.7) 등이었으며 우동의
연구팀은 “나트륨 섭취를 줄이려면 국물을 적게 먹거나 추가적인 간을 하지 않는 등 식습관 개선이 꼭 필요하다”며 “무엇보다 혈관 건강을 위해서는 칼륨과 나트륨 비율이 비슷한 음식을 섭취하는 게 좋다”고 지적했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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