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은 최근 카메룬 수도 야운데에서 카메룬 관세청과 전자통관시스템인 ‘유니패스(UNI-PASS)’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7일 밝혔다. 수출가격은 2억3000만달러(한화 약 2700억원)로 2002년 정부 행정시스템을 해외에 처음 수출하기 시작한 이후 정부 부처가 올린 최대 규모다.
김낙회 관세청장은 이날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이번 계약은 단일 전자시스템 수출 건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라며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이 288억 달러밖에 안되는 카메룬이 2억3000만 달러 규모 계약을 체결한 것은 그만큼 우리 전자통관시스템의 우수성을 인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종전까지 전자정부 시스템 최대 수출계약은 지난해 국토교통부가 그리스 정부와 체결한 지능형 도로구축 시스템 사업건이었다. 당시 계약 규모는 1억8660만달러였다.
한국이 2002년 처음 전자정부 시스템을 수출했을 당시 계약규모는 10만달러에 불과했다. 첫 수출 13년만에 규모가 2300배나 늘어난 것이다.
이번에 카메룬 정부에 수출키로 한 유니패스는 한국형 전자통관시스템 브랜드다. 유니패스는 물품의 수출입 신고, 세금납부 등 통관절차를 인터넷으로 자동화해 세관방문과 서류 없이 처리하는 시스템이다.
여러 국가기관 시스템과 연계해 통관절차를 간소화하고 세금납부·환급 등 모든 업무를 전자시스템을 통해 한 번에 처리할 수 있게 만들었다. 각국 시스템 호환성과 데이터 처리능력 등이 워낙 우수해 최근 6년간 글로벌 통관행정 분야 세계 1위 자리를 지켰다.
관세청은 이번 계약으로 앞으로 3년간 카메룬 현지에 유니패스를 구축해 주고 이후 12년간 시스템 유지보수도 책임진다. 초기 구축작업 계약규모는 4300만달러, 유지보수 규모는 1억8700만 달러다.
김 청장은 “이번 카메룬 유니패스 계약 건은 지난 10년 간의 결실이 빛을 본 결과”라고 강조했다.
2005년부터 첫 해외진출에 나선 유니패스는 그간 총 9개국에 수출됐다. 누적 수출규모는 약 1억1560만달러다. 이번 카메룬 단일 계약 규모가 역대 누적 수출규모의 2배가 넘는 셈이다.
과거 유니패스 수출은 절반 이상이 한국국제협력단(KOICA) 등을 통해 거의 무상으로 원조하는 식이었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40여개에 달하는 복잡한 유니패스 시스템중 일부만을 수출하는 ‘부분계약’이었다. 하지만 이번 카메룬 건은 현지 IT기업과 합작법인을 설립한 후 유니패스와 관련된 모든 패키지를 통째로 제공하는 ‘종합계약’ 형식이다. 수출입 통관부터 징수, 화물, 심사, 위험관리 등 40여개에 달하는 모듈이 전부 이관되는 것이다.
김 청장은 “우리의 기술력이 국제적 표준인 UN의 아시쿠다(ASYCUDA)에 비해 월등히 높은 데도 불구하고 브랜드 이미지에 밀려서 그간 제대로 된 계약을 수주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2010년 에콰도르 정부가 유니패스를 일부 도입한 후 연간 1600만 달러 세수를 증대시키고 그 성과를 인정받아 2013년에 세계관세기구(WCO)로부터 기술혁신대상을 받은 이후로 남미·아프리카 지역을 중심으로 유니패스 우수성이 입소문을 타고 전파되기 시작해 이번 카메룬 정부와 계약까지 이어졌다”고 밝혔다.
그는 “상당수 남미·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 정부가 우리 관세행정 시스템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카메룬 수출은 ‘행정한류’의 시작이라는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계약으로 매년 220여명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보인다. 관세청은 카메룬 현지회사와 1:9 비율로 출자해 현지법인을 설립했는데 이 법인에 삼성SDS·LG CNS 등 유수 국내 IT업체들이 참여하는 만큼 한국 청년들이 새롭게 도전할 수 있는 다수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될 전망이다. 김 청장은 “유니패스 수출이 우리 IT기업들의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된다”며 “또한 우리기업이 카메룬 등 해외에서도 우리나라와 비슷한 통관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향후 우리기업의 수출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관세청은 카메룬 계약건을 지렛대 삼아 수출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미 관세청은 에티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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