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대기업 채용 마감일이 다가오면서, 취업준비생들의 눈과 귀도 바빠지고 있다. 스펙 대신 직무능력을 더 중시하는 채용 분위기 속에 면접 방식은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고용 절벽’에서 이번에는 꼭 탈출하려는 취업준비생(이하 취준생)들을 위해 대기업 인사담당자들이 직접 밝힌 꿀팁을 모아봤다.
◆ 롯데그룹, 스펙태클 오디션…“왜 떨어졌는지 알려주마”
롯데그룹은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지원 서류에 스펙란이 없다. ‘스펙태클’ 전형을 이어가는 것으로, 입사지원서에는 이름과 연락처 외 모든 스펙 사항을 기입하지 않는다. 대신 직무와 관련된 에세이로만 평가한다.
면접은 하루 종일 인적성검사를 포함해 역량면접, PT, 토론면접, 인성면접이 실시된다. 50분간 실시되는 구조화역량면접은 자기소개서를 중심으로 지원자의 과거 경험에 대한 질문과 직무역량에 대해 집중해 질문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자기소개서에 대한 심도 있는 면접이어서 자기소개서에 거짓을 기술한 경우 탈락된다.
롯데그룹은 탈락한 지원자에게 면접 전형별 점수를 알려주고 있다. 비록 이번에는 떨어졌더라도 자신이 부족한 점은 무엇인지 알려주려는 취지에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처음 도입한 피드백 프로그램인데 취업준비생들 사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 포스코, “포항제철 웅장함 반해 지원 NO!”
포스코그룹은 올해부터 직군별 전공제한을 철폐했다. 이에 따라 기술공학 지식이 있으면 문과생도 기술분야에 지원할 수 있다.
전공철폐 대신에 직무 능력 파악을 위한 직무에세이를 추가한 게 특징이다. 올해 새로 신설된 인적성검사 중 적성검사에는 언어, 수리, 공간, 도식, 산식 문제 등이 포함돼 있다. 포스코그룹 채용과정에서는 자기소개서가 매우 중요한데, 본인의 경험을 통해 무엇을 얻었고 배운 경험이 회사의 무슨 역할에 적합한지를 작성해야 한다.
포스코그룹 인사담당자는 “자기소개서에 ‘수학여행 때 포항제철 웅장함에 반해서 이번에 지원했다’거나 ‘해외연수 과정에서 각국 학생을 초대해 한식을 대접했더니 그들과 친해졌다. 나는 비빔밥같은 사람이다’라는 식의 자기소개서는 쓰지 말아야한다”고 조언했다.
또 지나치게 회사 인재상(세계인, 창조인, 실행인)에 맞춰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필요도 없다고 덧붙였다.
◆ LS그룹, 면접 일단 떨어지면 재도전 기회 없어
LS그룹은 LS전선, LS산전, LS엠트론 3개사가 대졸 신규채용을 진행하는 가운데 중복지원은 안 된다. 서류 지원은 4.5만점에 3.0점 이상이면 되지만, 서류 전형 합격자 평균이 3.4점 이상이라는 점을 참고해야겠다. R&D 직군은 석사만 뽑는다.
인적성검사는 5단계 평가(S, A, B, C, D)이며 B등급 이상이면 합격이다. 면접은 자기소개서에 대한 1차 실무면접과 2차 임원면접이 있다. 만약 면접에서 낙방되면 내년에 재도전해도 면접기회를 주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LS그룹 관계자는 “면접시 5명이 면접을 볼 때 옆 사람이 말하는 것을 듣고 미리 주눅 들거나 포기하지 마라”고 말했다.
◆ KT, 면접 질문 받으면 2초 정도 생각하고 답변해야
KT는 올 하반기 채용에서 인사 경영관리는 뽑지 않고 지역을 안배해 채용할 방침이다. KT의 인재상은 도전적이며, 끊임없이 소통하고, 고객을 존중하고, 기본과 원칙을 지키는 인재다. 이같은 인재상과 연관된 자신의 경험이 회사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 지 등을 개성있게 자기소개서에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KT 인사담당 관계자는 “시중 인적성 시험 문제집은 실제 문제와 차이가 있어 큰 도움은 되지 않는다”며 “면접을 볼때 질문을 받으면 바로 답하기보다는 2초 정도 생각하고 답을 하는 것이 면접관에게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 현대차, 1차 면접은 자율복장 2차는 정장
회사, 일, 사람에 대한 기본을 갖춘 인재상을 제시한 현대차는 올 하반기 채용부터 1차 면접에서 자율복장을 하도록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원자들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고 싶어 자율복장을 하도록 했다”며 “하지만 2차 임원면접 때에는 정장을 입어야한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특히 지원분야의 전공점수를 중요하게 보는데 만약 전공점수가 낮다면 그만큼 다른 분야에 몰입했다는 것을 어필해야한다.
◆ 현대중공업, 현대정신 숙지해 면접 준비
현대중공업은 현대정신(창조적 예지, 적극 의지, 강인한 추진력)을 미리 숙지하는 것이 좋다. 많이 뽑는 전공은 이공계에서 기계·전기·조선 등이며, 인문계는 상경·법
자기소개서에는 본인의 경험이 현대정신에 어떻게 부합하는지를 잘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 서류전형은 전공, 어학, 학점이 기본이며, 관련 자격증, 수상경력 등을 심사한다.
2차례 면접은 임원면접(인성 면접)과 사장단 면접(정밀 면접)으로 진행된다.
[매경닷컴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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