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강관리협회 임직원들이 5년동안 친인척을 50명이나 고용한 ‘음서제’를 은밀하게 유지해 온 사실이 뒤늦게 들통났다.
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인재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따르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국민건강검진 업무를 수행하는 의료기관인 한국건강관리협회가 최근 5년동안 전·현직 임직원의 자녀 33명과 처, 조카, 동생, 사촌 등 친인척 17명 등 총 50명을 되물림 고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례로 올해 협회 서울지부 의무직에 있는 한 간부의 경우 부인을 의무직에 취업시켰고, 강원지부 본부장은 조카를 행정직에, 인천지부 본부장은 자녀를 간호사로 취업시켰다.
현대판 음서제로 취직한 이들 친인척들은 비정규직으로 취업했다가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거쳤는데, 이 과정에서 다른 비정규직에 비해 상당한 특혜를 받은 의혹도 드러났다.
50명 가운데 퇴사자 8명과 입사 1년 미만 17명을 제외한 25명 중에서 64%인 16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이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되는데 소요된 기간은 평균 2년 2개월로 나타났다. 2011년 11월에 입사한 경남 본부장 자녀의 경우 1년만인 2012년 11월에 정규직으로 전환되기도 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입사한 483명 가운데 32.5%(157명)만 정규직으로 전환됐고, 67.5%(326명)는 아직도 계약직 근로자로 남아있다. 음서제 취직자들의 정규직 전환율이 2배나 되는 셈이다.
인재근 의원은 “국가건강검진 사업을 수행하는 단체에서 ‘현대판 음서제’가 은밀히 진행되는 것은
건강관리협회는 지난해 300만 건 이상 국민건강검진을 실시해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1000억원이 넘는 건강보험 급여를 지급받았다.
[조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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