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사장단이 16일 열린 삼성 수요 사장단 협의회에 바둑 기사인 조훈현 9단(62)을 초청해 그의 바둑 인생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조 9단은 이 자리에서 “바둑보다 먼저 사람이 돼야 한다”는 스승의 가르침을 사장단에 설파했다.
조훈현 9단은 한국을 넘어 전세계 바둑계에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9살 7개월에 프로에 입문해 최연소 입단 기록을 갖고 있다. ‘입신’이라 불리는 9단에도 1982년 한국기원 최초로 올랐다.
특히 1989년 열린 세계 최고 규모의 바둑 대회 응씨배에서 우승을 거두면서 한국 바둑 전성시대를 연 주인공이다. 이후 내제자로 들인 이창호 9단에 밀려 하향세를 보였지만 2000년 들어 바둑 스타일에 변화를 꾀하고 아직도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바둑계 원로다.
조 9단은 이번 강의에서 자신의 바둑 인생을 가감없이 술회했다. 그는 입단 뒤 일본으로 건너가 바둑계 원로인 세고에 켄사쿠 선생의 제자로 들어가 수학하면서 배운 ‘바둑 정신을 지키고 사람이 돼라’는 가르침을 평생 좌우명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제자 시절 선배들의 꼬임에 빠져 내기 바둑을 뒀다가 세고에 선생에게 들켜 한달간 쫓겨날 정도로 혹독한 교육을 받으면서 정신의 중요성을
조 9단은 “여러 계기로 스승들의 정신을 기려야겠다고 생각해 최근 책을 내기도 했다”며 “우선 사람이 돼야 하고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훈현 9단이 쓴 ‘고수의 생각법’은 지난 6월 출간돼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매경닷컴 김용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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