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노조가 파업 39일만에 파업 유보를 결정했다. 하지만 노사협상은 여전히 난항을 거듭하고 있어 재파업 가능성은 남아있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20일 대의원대회를 열고 “차기 노조 집행부 선출을 위한 선거관리 절차에 착수한다”며 “파업과 선거를 동시에 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파업을 잠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노조는 “파업에 참여한 노조원들은 21일께 전원 현장에 복귀토록 할 방침”이라며 “신임 집행부가 구성되면 파업 재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회사는 노조의 이같은 통보에 “9월6일 단행한 직장폐쇄를 21일부로 해제한다”며 “모든 공장의 정상 가동을 위한 준비에 들어갔으며 사원들이 파업으로 한 달 넘게 조업을 쉬었던 만큼 안전관리와 생산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이로써 금호타이어 국내 공장들은 21일부터 정상 가동된다.
이번 파업을 주도한 현행 노조 집행부의 임기는 원래 8월까지였으나 노사 협상이 난항을 겪자 9월30일까지 임기를 연장키로 했다. 하지만 임기만료가 다 된 상황에도 협상타결 기미가 보이지 않자 일단 신임 집행부를 선출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파업은 재개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임금피크제 적용과 파업 중 임금보전 문제 등을 놓고 노사간 의견이 전혀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조는 이미 “파업 유보는 (협상과 파업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조직력을 모아 새로이 시작하는 것이고 잠시 휴전하는 것”이라고 밝힌 상황이다.
회사 관계자도 “이번 단체교섭이 조속히 마무리 돼야 하는데 노조의 선거 일정으로 당분간 교섭이 이루어지기 힘들게 됐고 선거 이후 새로운 집행부가 탄생할 경우 단체교섭이 원점으로 돌아갈 수도 있어 걱정된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지난달 11일 부터 나흘간 부분파업을 벌인데 이어 지난달 17일부터 지난 20일까지 35일간 전면파업을 실시했다. 사측은 이에 맞서 지난 6일부터 20일간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이번 파업으로 금호타이어가 입은 매출 손실은 1500억여원에 이른다. 이는 금호타이어 국내 공장 연매출의 10%에 이르는 수치다. 협력업체 역시 이번 파업으로 약 400억원대의 손실을 입었으며 이중 광주·전남지역 협력업체 피해액만 190억여원에 이른다. 노조원들 역시 무노동무임
브랜드 이미지 추락 역시 큰 손실이다. 한 타이어 업계 관계자는 “적기에 부품을 납품받아야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완성차 업체들 입장에서 걸핏하면 파업하는 회사와는 거래를 안하려는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김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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