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로 예정된 2.1GHz 이동통신 주파수 경매를 앞두고 미래통신과학부가 기존 사업자에게 주파수를 재할당(대가할당)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 특혜시비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미래부가 재할당을 결정할 경우 사실상 SK텔레콤 등 일부 사업자에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2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미래부 주파수정책과는 2.1GHz 대역 120MHz 중 올해 경매에 들어가는 100MHz에서 20MHz만 회수해 경매에 부치고, 나머지 80MHz는 재할당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2.1GHz 대역 120MHz 중 절반인 60MHz는 SK텔레콤이, 40MHz는 KT가, 20MHz는 LG유플러스가 갖고 있다. 이중 SK텔레콤과 KT가 갖고 있는 100MHz가 내년에 이용기간 만료를 앞두고 있다.
2.1GHz 대역은 황금 주파수로 꼽힌다. 기지국을 적게 설치해도 통화 품질이 좋고 주파수 활용과 글로벌 소싱, 해외 로밍에도 적합해 현재 이통 3사가 해당 대역에서 일부 LTE와 3G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이 대역을 누가 얼마나 더 확보하냐에 따라 5G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 글로벌 핵심 대역으로도 불린다.
미래부는 100MHz 중 20MHz에 대한 주파수 경매를 먼저 확정했으며 나머지도 법에 정해진 원칙에 따라 할당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전파법 제11조에 따르면 해당 주파수에 대한 경쟁적 수요가 존재하지 않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주파수를 재할당할 수 있다.
따라서 원칙적으론 100MHz는 경매를 거쳐 할당해야 한다. 하지만 SK텔레콤과 KT가 기존에 주파수를 사용 중이어서 경매가 아닌 재할당이 논의된다. 다만 이 경우 핵심 대역에 진입하려는 신규 사업자는 경매 참여 기회조차 없어 ‘미래부 장관은 전파 자원의 독과점을 방지하고 적정 수준의 경쟁을 촉진해 국가 자원인 주파수의 독과점을 방지한다’는 전파법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
경매 없는 재할당은 국고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 경매 사례를 비추어 볼 때 먼저 경매로 나온 2.1GHz 대역 20MHz엔 1조원 이상의 가격이 예상되지만 나머지 80MHz는 재할당될 경우 사업자 예상 매출액을 기반으로 산정되는 ‘대가할당’ 방식에 따라 절반 정도 낮은 가격에 팔릴 수 있기 때문이다. 대가할당 주파수 가격은 지금까지 5000억원 미만 수준이었다.
업계에 따르면 재할당할 경우 앞으로 10년동안 약 7조원의 경제적 혜택을 이통사에 부여하는 효과가 있어 특혜시비도 나온다. 단통법 시행 이후 배당이나 투자를 하지 않고 자금을 회사에 쌓아두는 이통사 유보율이 급격하게 높아지고 있고, 서민 증세에 따른 정부의 세수 확보가 논란이 되는 상황에서 이같은 국고손실과 특혜시비 지적은 미래부로선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재할당을 우선 검토해야 한단 의견도 있다. SK텔레콤 등 기존 사업자가 이미 사용 중인 주파수를 경매에서 획득하지 못할 경우 이용자 불편을 초래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반면 2.1GHz이 현재 LTE 주력 주파수가 아닌 만큼 혼란은 없을 것이란 주장도 맞서고 있다.
100MHz 중 기존에 경매가 결정된 20MHz를 포함해 60MHz는 경매에 부치고 40MHz는 재할당을 해야한다는 중재안도 떠오르고 있다. SK텔레콤과 KT가 3G 서비스를 제공하는 40MHz는 재할당하고 LTE를 시행 중이거나 용도변경 중인 60MHz만 경매에 부쳐야 한단 것이다.
이번 2.1GHz 주파수 경매가 앞으로 이어질 이통사 주파수 경매에 전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1년과 2013년 열린 주파수 경매에선 비어 있거나 다른 용도로 쓰이던 주파수를 용도변경해 경매를 치룬 만큼 이통 사용자가 많은 주파수가 경매 대상에 오른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공정경쟁을 이유로 경매에 들어가든, 이용자 편의를 근거로 재할당을 하든 이후 계속될 주파수 경쟁에서 이번 결정이 주요한 전례가 될 수밖에 없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각각 5, 3, 2의 시장을 지배하는 고질적인 ‘532구조’ 깰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란 이유도 이 때문이다. 현재 SK텔레콤이 60MHz, KT가 40MHz, LG유플러스가 20MHz를 갖고 있는데 대역이 넓은 만큼 광대역 설치가 유리하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해당 대역은 5G 시대 개막를 앞두고 설정된 글로벌 핵심 대역인만큼 이번 결정은 통신 업계 미래와도
미래부 관계자는 “경매가 결정된 20HMz 외 80MHz는 기존 사업자에 재할당한단 얘기는 검토 중에 있는 상태로 결정이 난 것이 아니다”라면서 “여러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매경닷컴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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