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국제수지가 지표상으로는 전달에 비해 소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인해 자본유출이 염려되는 상황에서 자본 유출규모가 오히려 전달에 비해 줄었다. 또한 메르스 사태로 인해 크게 영향을 받았던 여행수지 역시 개선됐다. 하지만 우리경제의 성장동력인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반쪽의 성공’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2015년 8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자본계정 유출규모는 8월에 전달에 비해 약 11억 달러가 줄어든 91.2억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5개월 동안 평균 100억 달러 이상 자본 유출을 기록한 것과 비교해보면 유출 규모가 꽤 감소한 것이다. 황상필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팀장은 “외국인투자자들이 전월이 비해 대거 채권을 매수하면서 증권투자 부문에서 유출이 줄어든 게 원인이다”고 밝혔다.
실제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채권을 비롯한 부채성증권에 대한 투자는 크게 늘어 7월에는 27억9000만 달러치가 외국으로 순유출됐다면 8월에는 오히려 1억4000만 달러치가 순유입됐다. 이와 더불어 우리 국민의 해외증권에 대한 투자도 크게 줄어 7월에는 22억1000만 달러 순유출을 기록한 반면 8월에는 13억9000만 달러치를 처분해 국내로 들여왔다. 이로 인해 자산과 채권 등 증권투자 부문에서 유출규모는 7월 71억5000만 달러에서 8월 23억5000만 달러로 크게 줄어 자본계정 수지 개선에 큰 보탬이 됐다.
다만 국내 금융기관의 해외대출이 큰 폭으로 확대되어 기타투자는 7월 29억5000만 달러에서 8월 85억3000만 달러로 순유출 규모가 증대됐다.
자본의 국제적 유통을 뜻하는 ‘자본계정’ 의 유출규모가 개선된 것과 더불어 상품의 수출입 정도를 나타내는 경상수지도 42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한은 자료에 따르면 8월 경상수지는 전월에 비해 약 11억 달러 줄어들은 89억7000만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특히 서비스수지 중 여행수지가 7월 14억5000만 달러에서 8월 10억6000만 달러로 줄어들어 흑자기록에 한 몫했다. 이는 메르스 사태가 끝난 후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 수가 회복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여전히 수출과 수입이 동반 하락하는 가운데 수출하락폭이 수입하락폭보다 적어서 생기는 ‘불황형 흑자’가 지속되어 우려를 낳고 있다. 우리의 성장동력인 수출에 연일 적신호가 켜지면서 경제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8월 수출은 전년 동월대비 11.7% 하락한 431억8000만 달러, 수입은 전년 동월대비 17.7%가 하락한 342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한은 관계자는 “톈진항 폭발사고와 해양플렌트 수주감소 등 일시적인 영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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