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내 주요 경영진을 일괄 교체하는 등 시장 사수를 위해 초강수를 선택한 현대차그룹이 중국에서 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지난 8월부터 시작된 가격 인하와 적극적인 신차 투입 전략이 시장에 먹혀들면서 판매가 회복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5일 현대자동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달 중국에서 9만108대를 판매해 지난 8월(7만146대)에 비해 판매량이 28.5% 늘어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하면 여전히 5.4% 감소한 것이지만 직전 월에 비해 2만대 가량 판매대수가 증가한 것은 뚜렷한 회복세로 돌아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부터 중국에서 월 평균 8만~9만대 이상 차량을 판매해왔다. 하지만 지난 5월 이후 외자계 합작사들의 차량 가격 할인과 현지 업체들의 저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 확대 등에 밀려 판매가 급감하기 시작했다. 지난 6월 현대차 중국 판매량이 6만대선으로 뚝 떨어지더니 7월에는 5만4000대까지 추락해 두 달 연속 30% 판매 감소율(전년 동기 대비)을 기록했다. 현대차그룹이 중국 진출 이래 최대 고비를 맞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판매 부진으로 인해 공장 가동률마저 80% 밑으로 떨어지자 현대차는 8월부터 차량 판매 가격을 내리기 시작했다. 경쟁사들은 이미 5월부터 차값을 내렸지만 현대차는 뒤늦게 가격 할인 경쟁에 뛰어든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동시에 중국시장 전략과 현지 생산을 총괄하던 핵심 경영진 ‘3인방’을 동시에 교체하는 초강수를 뒀다.
현대차의 극약 처방이 먹혀들기 시작했다. 중국내 인기 SUV 모델인 싼타페, 투싼 등의 가격을 낮추자 그동안 쌓였던 재고가 빠른 속도로 소진됐다. 판매량이 8월에 7만대 선으로 올라오더니 지난달 9만대를 넘어서면서 원래 궤도를 되찾아가고 있다.
특히 신차 카드를 꺼내든 것도 중국 판매 회복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달 중국 시장에 정식으로 출시된 신형 투싼은 한달새 1만대 이상 팔려나갔다. 중국 현지 전용 모델 밍투도 1만5080대가 팔려나가면서 올해 월간 최대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베르나(한국명 액센트)도 전월보다 70.7% 급증한 1만6360대가 팔렸다.
기아차도 뚜렷한 판매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기아차는 지난달 중국에서 4만5545대를 판매해 전월 대비 67.4% 판매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9월에 비하면 여전히 23.6% 감소한 것이지만 회복세가 빠르다. 가격할인 모델인 구형 스포티지와 스포티지R 등의 판매가 급증하면서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현대기아차는 4분기 이후 중국 시장에서 판매 개선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지난 1일부터 내수 경기 부양을 위해 소형 자동차에 대한 구매세 인하 정책을 내놓은 것이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가 내놓은 구매세 인하책은 1.6ℓ 이하 엔진을 탑재한 소형차종이 대상이다. 소형차급을 주로 생산하는 현지 업체 창청자동차나 지리자동차 뿐만 아니라 현대·기아차 등도 수혜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외자계 합작사들 중 BMW나 벤츠 등은 주로 대형차를 생산한다.
현재 중국에서 판매 중인 현대차 LF쏘나타, 신형 투싼 등은 주요 경쟁 차종인 폭스바겐 파사트, 토요타 캠리, 혼다 CR-V 등에는 없는 1.6ℓ 엔진 모델을 보유하고 있다. 기아차도 K3, K4 등 승용 주력 차종에 1.6ℓ리터 엔진을 탑재하고 있는 데다 이달 출시 예정인 신형 K5에도 1.6리터 모델을 갖췄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대차는 신
[한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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