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 등 일부 선진국이 주도하던 식량자원 시장에 국내 종합상사들도 과감히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주인공은 대우인터내셔널과 LG상사, 현대종합상사다.
세계 식량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는 데다 식량 생산지가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식량자원이 종합상사들의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국내 상사들은 해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우인터내셔널은 이미 지난해부터 6대 전략사업 중 하나로 식량사업을 선정해 기반을 다지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95만t 곡물 트레이딩을 통해 4300억원 매출을 실현했다. 이는 33만t에 불과하던 2012년에 비해 2년만에 3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올해는 130만t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7월에는 국내기업 중 유일하게 세계 곡물거래기관인 GAFTA 정식회원사 자격을 취득했다. 이는 곡물기업으로서 글로벌 메이저들로부터 인정받았다는 뜻으로 향후 해외 곡물시장 참여에 유리한 입지를 차지하게 됐다.
대우인터내셔널 관계자는 “내년 초엔 미얀마에 미곡종합처리장(RPC)을 설립해 연간 10만t 규모 사업을 시작할 것”이라며 “잠재 생산력이 있는 곡창지대를 선점해 곡물 트레이딩 기반을 구축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LG상사는 주로 식용유지로 사용되는 팜오일 생산을 통해 식량사업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이 회사는 그 동안 석탄 등 자원 개발에 주력해왔지만 원자재 가격 하락 등 리스크에 대응해 안정적 수익원 확보가 시급하다고 판단했다. 2009년 12월 인도네시아 서부 칼리만탄에 2만ha 규모 팜농장을 확보해 사업을 시작한 LG상사는 2013년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 현재 연간 6만t 팜오일을 생산하고 있다. 시세를 감안하면 300억~40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LG상사는 이어 내년 팜오일 설비 증설과 농장 추가 확보 계획을 수립했다. 또한 연관분야로의 사업 확대도 검토하고 있다. 팜오일이 바이오디젤 원료로도 쓰이는 만큼 장기적으로 바이오에너지 사업의 교두보로도 삼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종합상사는 지난 1일 식품을 전담하는 별도 법인인 현대C&F를 출범시켰다. 2013년부터 식품 유통사업에 뛰어든 현대종합상사는 그 해 매출액 388억원(영업손익 5.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2배이상 늘어난 837억원을 기록했다. 육류 수입 위주로 사업을 펼쳐 온 현대종합상사는 조만간 현대C&F를 통해 냉동창고를 매입해 사업 규모를 늘릴 예정이다. 또한 단순한 육류 유통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육가공 분야에도 진출하기로 했다.
현대종합상사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엔 이 분야에서만 매출액 523억원과 영업이익 10억원을 기록했다”며 “우리나라 육류 수입은 지속적으로 늘고있고, 주요 국가와의 FTA 체결로 향후 수입 축산물 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어 “국내 육류 가격변동이 심한데 시스템적으로 국내 육류시장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종합상사들이 이런 전략을 펴는 것은 식량시장의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4년 5조8000억달러였
[윤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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