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조원이 넘는 국민의 노후자금을 관리하는 국민연금 안에서 이사장과 기금운용본부장의 갈등이 폭발해 국민연금이 보건복지부 장관의 권한까지 침해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는데도 보건복지부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고 있다.
14일 보건복지부의 공식 입장을 묻는 질문에 보건복지부 관계자들은 “내부 검토중이다”“아직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힐 단계가 아니다”는 말만 반복했다. 하루종일 아예 전화를 안받는 간부들도 많다.
보건복지부가 이처럼 입장을 밝히지 못하고 숨을 죽이고 있는 이유는 우선 정진엽 장관 스스로 명확히 입장을 정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협의 중에 최광 이사장이 독단적으로 일을 저질러 매우 언짢아 했다”면서도 “관료 사회의 경험이 짧아 자신의 권한을 어떻게 행사해야 할 지 모르는 것 같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광 이사장은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냈고 또 홍완선 본부장은 최경환 부총리와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점도 보건복지부가 의사결정을 하기 곤란하게 만든다”며 “결국은 박근혜 대통령이 미국 방문을 마치고 돌아와야 교통정리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광 이사장과 홍완선 본부장의 갈등이 정치권의 갈등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있다. 기금운용본부 독립 문제에 대해 여당과 야당의 입장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동안 기금운용본부 독립을 주장했던 새누리당 복지위 소속 의원은 “복지부와 상의없이 인사권을 휘두른 것은 최광
반면 기금운용본부의 독립보다는 지방이전 문제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온 야당의원은 “그동안 홍완선 본부장의 의사 결정과 발언 등은 충분히 연임 불가 사유가 된다”고 주장했다.
[김기철 기자 / 채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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