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올해와 내년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0.1%포인트씩 낮춰 ‘연초에 경제를 낙관하고 연말에 비관’하는 행태를 반복했다. 소비 투자 설비투자 등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지표들은 당초 예상보다 떨어진 반면 정부의 돈풀기에 따른 주택경기 호조로 건설 투자만 예상보다 늘 것으로 전망됐다. 건설이 나홀로 이끄는 ‘외끌이 성장’으로 우리경제 구조도 점점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은은 15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재의 1.5%로 동결하고 국내총생산(GDP)를 기준으로한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2.7%, 내년은 3.2%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지난 7월 전망치보다 각 0.1%포인트씩 낮춘 것이다. 올해와 내년 소비자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종전 0.9%, 1.8%에서 0.7%, 1.7%로 낮췄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대내보다는 대외 불확실성이 우리경제의 더 큰 리스크 요인”이라며 “중국등 신흥국의 경기 둔화, 미국 금리 인상, 원유를 포함한 원자재 가격 등이 성장률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건설 위주의 외끌이 성장이 불가피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제를 이끌어가는 소비 투자 수출 증가율은 종전 전망치보다 떨어진 반면 건설투자만 종전 전망치보다 큰 폭으로 올랐다.
2016년 소비 증가율은 2.2%로 전망돼 지난 7월 전망치(2.8%)보다 0.6%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설비투자 증가율 전망치는 5.6%에서 4.8%로, 수출 증가율은 3%에서 2.3%로 떨어졌다. 반면 건설투자 증가율 전망치는 2.5%에서 3.3%로 올랐다. 우리경제의 성장이 건설업에 의존하는 비중이 갈수록 커지는 모습이다.
올 1월에 성장률 전망치를 2015년 3.4%, 2016년 3.7%로 제시했던 한은이 9개월만에 전망치를 0.5~0.7%포인트나 낮추면서 한은 전망에 대한 시장의 신뢰도 떨어졌다. 특히 한은이 새로 내놓은 올해와 내년의 성장 전망치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김창배 한국경제연구원 박사는 “올해 3분기 블랙프라이데이 등 정부정책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민간소비가 살아났지만 4분기까지 지속되기는 어렵다”라며 “한은이 제시한 하반기 민간소비 증가
이근태 LG경제연구원 박사는 “한은이 내년 경제성장률을 3.2%로 보는 것은 너무 낙관적으로 현실을 인식하는 것 같다”며 “내년에도 대외경기가 어렵고 내수 및 수출이 급반등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노영우 기자 /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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