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상사가 아시아인프라 시장 진출에 이어 물류 사업도 확대하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주력 사업이었던 석탄사업이 원자재가격 하락으로 직격탄을 맞은 후, 새로운 먹거리 창출에 고심하다 올 들어 이 분야에서 속속 성과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일각에선 LG그룹 후계 과정에서 LG상사가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최근 가장 눈에 띄는 행보는 물류사업 확대다. LG상사 자회사인 범한판토스는 지난 달 29일 이사회를 열어 LG전자 자회사였던 하이로지스틱스 지분 100%를 1054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해운·항공 물류회사인 범한판토스는 지난 5월 LG상사가 지분 51%(약 3147억여원)를 사들인 바 있다.
LG상사 관계자는 “하이로지스틱스는 LG전자 생산공장 물류센터 운영과 배송을 담당하고 있었다”며 “범한판토스는 이번 인수를 통해 기존 해운·항공 물류에서 창고 및 내륙운송까지 아우르는 글로벌 종합물류 기업으로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범한판토스는 이번 하이로지스틱스 인수로 해외 거점 300개·물류센터 150개 이상으로 확대됐다. 글로벌 영업 강화와 운영 효율화 등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LG상사는 보고있다.
범한판토스 관계자는 “확대된 해외 거점을 바탕으로 글로벌 영업을 강화할 것”이라며 “전자, 철강, 화학, 유통 등 다양한 산업군 2500여 개 글로벌 고객사를 거래하면서 쌓아온 국제물류 경쟁력에 하이로지스틱스 강점인 공장물류 노하우를 접목해 종합물류 경쟁력을 제고하겠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LG상사의 최근 행보가 그룹내 위상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룹내 물류사업을 LG상사로 몰아넣었다는 점 뿐만 아니라 LG그룹 후계자로 뽑히는 구광모 LG 상무가 LG상사에 대한 영향력을 직·간접적으로 확대하고 있기때문이다.
실제로 구 상무는 지난 5월 LG상사가 범한판토스를 인수할 당시 범한판토스 지분 7% 가량을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범한판토스가 상장할 경우 구 상무로선 승계 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LG상사는 아시아인프라 사업에서도 국내 상사 중 가장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있다. 올해들어 중국 간쑤성 우웨이 석탄 열병합 발전소 투자, 투르크메니스탄 정유 플랜트 준공, 인도네시아 하상 수력발전소 수주, 미얀마 시멘트 플랜트 투자 등 활발히 사업을 전개하기도 했다.
[윤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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