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이하 연준)발(發) 금리인상 이슈는 올해 말에 이어 내년까지 금융시장을 흔드는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특히 올해는 미국 금리인상을 두고 논쟁이 컸다. 달러화 가치도 꾸준히 올랐다. 전세계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가 올해 들어 7.6% 올랐다. 달러 강세는 우리나라 원화값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다.
금 자산의 존재감도 올해 들어 많이 감소했다. 역사적으로 금값은 정치·경제 변수가 발생하거나 인플레이션 우려가 있을 때 반응해 왔다. 그러나 올해 들어 금값은 혼란기에는 꿈쩍도 안하고 연준의 목소리에만 좌지우지 되고 있다. 연준의 위력이 날로 강해지는 가운데 옐런이 4일 다시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언급했다.
시장의 불확실성 여전히 높은 지금 재테크 전문가 4인에게서 올바른 투자전략이 무엇인지 들어봤다. 한국뿐 만 아니라 전세계 금융시장에 파급력이 가장 큰 미국 금리인상 이벤트를 앞둔 시점에 매일경제는 우리나라 최고의 재테크 전문가 4명을 만났다.
박승안 우리은행 투체어스 강남센터장과 최철호 IBK기업은행 한남동 WM센터 부센터장, 오인석 KB국민은행 WM컨설팅부 팀장, 이경수 KEB하나은행 투자상품서비스부 차장이 한 목소리로 강조하는 것은 ‘유동성 확보’였다. 고성장·고인플레 시대는 다시 찾아오지 않는다는 것이 시장 컨센서스인 현 시점에서 공격적인 투자로 돈을 벌기보다는 안전하게 잘 지키는 것도 훌륭한 투자전략이라는 설명이다.
- 미국 금리인상 시기를 언제로 예상하나
▷이경수 차장=12월 인상 가능성은 50 대 50으로 본다. 10월 성명서를 보게 되면 과거와 달리 ‘글로벌 경제 리스크가 인플레이션에 하방압력으로 작용한다’는 문구가 삭제됐다. ‘차기 회의’라는 문구를 포함한 것은 12월 회의에서 금리인상을 할지 안할지를 재검토 하겠다는 뜻이다. 한달간 지표 흐름에 따라 분명한 그림이 나올 것이다.
▷최철호 부센터장=최근 미국 가계소비가 늘어나면서 12월 인상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그리고 금리를 올린 후 2017년 1분기 때 미국 기준금리가 가장 피크가 될 것이다.
▷박승안 센터장=언제 올리든지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본다. 연준이 금리인상으로 인한 시장충격을 줄이기 위해 계속 노력해왔기 때문이다. 대체적으로 금리인상 분위기는 대세다. 그러나 세계 금융시장에 항상 예기치 못한 변수가 있을 수 있다. 남미 국가의 디폴트나, 중동지역 전쟁 등 변수가 상존하기 때문이다.
▷오인석 팀장=올해 안에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한때 30%까지 떨어졌다가 지금은 50%까지 올라갔다. 중국 위안화 절하와 글로벌 무역지표가 좋지 않은 12월 인상이 어렵다고 예상한다. 연준이 예전보다 소통을 잘해 실제 금리인상을 단행해도 시장 충격은 적을 것이다.
- 미국 금리인상에 대비하는 재테크 전략은
▷박 센터장=자산이 어느 정도 있는 이들에게는 분명히 기회다. 과거에 봐도 외환위기나 리먼사태처럼 시장 변화가 클때 자산가치를 늘릴 기회가 왔다. 문제는 대출을 많이 받은 중산층 이하다. 중산층 이하 서민들은 지금부터 리스크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자산 확대보다는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방향으로 재테크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금리인상 자체보다 브라질 등 신흥국 디폴트 등 예상하지 못한 위기가 올수 있다.
▷최 부센터장=금리가 올라가면 모든 영역에 포괄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그 가운데 환율이 금리인상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다. 가계대출 비중을 줄이고 변동대출이 있다면 고정대출로 전환을 검토해야 할 시기다. 자산이 많더라도 부채가 많으면 대출현황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이 차장=미국 금리인상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여전하다. 단기적으로는 공격적인 투자보다 리스크 관리에 주안을 둬야 한다. 금리인상은 유동성 흡수 이벤트다. 위험자산 가격 측면에서는 부정적인 요인이다. 상대적으로 신흥국 대비 선진국이 괜찮다. 안전자산의 대명사인 달러 자산이 유망하다. 또한 내년에는 비과세 상품이 도입되므로 이 상품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오 팀장=미국이 금리를 올린다 해도 우리나라는 금리를 빨리 올리지 못한다. 한국은행도 우리나라 기초 경제여건과 자금유출 대응능력 변화를 감안하면 대규모 자금 유출을 막기 위한 금리인상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물가상승률이 0%대에 계속 머물고 있어 금리를 빨리 올려야 하는 부담이 적다. 과거에 예측했던 채권과 주식이 섞여있는 자산들로 재테크를 하되 연말까지 소득공제장기펀드 등 일몰상품 가입을 권유하고 싶다.
- 변동성이 큰 대외 환경에서 재테크는.
▷박 센터장=지금까지 이벤트는 역사적으로 돈을 벌 기회였다. 하지만 이번 이벤트는 돈 벌 기회가 아니라 오히려 지켜야 할 시점이다. 중장기적으로 보면 지금은 쉬어가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 이제 고성장이 될수 없고 인플레도 없다. 자산가치 향상에 따른 부의 축적이 되지 않는다. 캐시플로를 반드시 체크해 디폴트 가능성을 사전에 막아야 한다. 저성장 시기에는 은행예금도 좋은 재테크다.
▷최 부센터장=변동성은 계속 지속된다. 중국 경제성장이 감소해 글로벌 성장 동력은 줄어들었다. 미국 금리인상으로 단기에는 영향을 미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주식시장이 상승할 것이다. 이를 위해 현금유동성을 확보해야 한다. 부채조정도 필수적이다.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시기로 접어들었다.
▷이 차장=올해 상반기까지는 유형자산이 자산증식에 유리했다. 그러나 하반기가 되면서 경기둔화 우려와 미국 금리 불확실성으로 자산가격이 급락하기도 했다. 내년초까지는 지키는 전략이 최선이다. 포트롤리오를 단순화하는게 좋다.
▷오 팀장=우리나라에서 기업 구조조정 얘기가 많이 나온다. 대외 환경이 불안정한데다 구조조정 시기까지 겹쳤으니 투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시점이다. 우리나라와 다르게 움직이는 자산인 글로벌 전환사채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우리 주식과의 상관관계가 매우 적기 때문이다.
- 실물자산 시장에 대한 전망과 주의할 점은
▷박 센터장=실물자산 시장이 금융시장보다 변동성이 더 크다. 유가나 금이 하루아침에 수요·공급이 변하는 것도 아닌데 변동성이 크다는 것은 수요·공급 세력이 투기세력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러한 실물자산에 투자를 확대하는 것은 반대다. 금도 이제 투자목적보다는 실수요가 있는 사람에게나 더 적합하다.
▷최 부센터장=대표적인 실물자산인 금은 수요·공급 예측이 어려운 상품이다. 당분간 금값이 엄청나게 오르거나 내리는 일은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온스당 1170달러를 예상한다. 원자재 투자는 변동성이 너무 커서 권장하지는 않는다. 다만 중국과 관계돼 있는 콩과 돈육, 종자 등 농산물은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관심을 갖는게 좋다.
▷이 차장=금 가격은 사상 최고점 대비 40%나 하락해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지겠지만 상당기간 상승세는 제한적이라고 본다. 저성장 기조가 지속된다면 물가도 크게 오르지 않는다. 따라서 금 반등은 제한적이다. 온스당 금값을 1050~1200달러로 예상한다. 유가도 공급우위 상황이 지속돼 상승세를 보이기는 어렵다. 금속상품도 중국 수요둔화로 반등이 어렵다. 그나마 기회는 농산물에서 찾을 수 있다.
▷오 팀장=회복하는데 시간이 필요한 원자재 시장에 들어가는 것은 부정적으로 본다. 미국이 양적완화를 통해 금 수요가 많았는데 이제는 반대로 가는 시점이 왔다. 금 소비국인 중국의 경기도 주춤한 점은 금 시장에 악재다. 포트폴리오 분산차원에서 골드바를 보유할 수 있겠지만 이를 통해 수익을 거둔다는 것은 별개 문제다.
- 달러 강세를 예상하고 투자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는데
▷박 센터장=미국이 원하는 데로 달러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본다. 미국의 경기만 나홀로 좋아지고 있다. 예상치 못한 요인이 늘어나는 글로벌 시장에서 역시 믿을 것은 달러다. 좋던 싫던 달러에 대한 강세 요인이 지속될 것이다.
▷최 부센터장=미국 금리가 인상되면 달러 강세 현상이 일반적이다. 다만 약세의견도 상당수 있다. 그 이유가 2014년 7월 이후 강달러가 지속됐다는 점에서 금리인상에 대한 기대가 상당부분 시장에 이미 반영돼 있을 수 있다. 미국이 금리인상을 단행했을때 필연적으로 강달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은 주의해야 한다.
▷이 차장=최소 1년간 강달러 환경이 무난하게 조성될 것이다. 신흥국의 경우 성장 위축이 예상되는데 이는 결국 강달러로 귀결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저성장·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자산이 투자보다는 저축을 방향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이는 전반적인 투자와 내수가 위축돼 돈의 흐름이 미국으로 갈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오 팀장=달러 강세는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전세계 기관에서 전망하는 미국 경제성장이 다른 선진국들보다 확연하게 좋다. 자녀가 해외에 있어 달러 실수요 있는 사람들은 달러를 일정량 보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연말·연초 재테크 키워드는
▷박 센터장= 리스크 관리가 최대 화두다. 예금이나 CMA에 돈을 묻어두는 것을 바람직한 투자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저성장·저물가일 경우 자산가치 확대가 안 된다.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펀드나 부동산은 가격이 올라가야 성과를 거둔 것이지 아닐 경우는 차라리 현금을 보유하는 것이 더 좋다. 즉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셈이다.
▷최 부센터장=고객들이 금리가 너무 낮으니 다른 것을 계속 찾고 있다. 최근 배당수익률 성향이 높아지는 경향에 맞춰 연말 배당주 펀드나 배당주 성향이 높은 곳에 투자하기를 권고한다. 주식시장에 기회가 있을 것 같다. 동시에 현금흐름 확보가 중요하다.
▷이 차장=리스크 관리에 주력해야 한다. 올해는 ‘수성(반드시 지킨다)’을, 내년에는 ‘지공(서서히 공격)’이 재테크 키워드다. 저성장·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투자자산 기대수익률이 낮아지고 있다. 이제는 단기 고수익을 기대하는 것보다는 한땀한땀 수익률을 쌓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내년에 도입되는 비과세상품을 잘 챙겨야 한다
▷오 팀장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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