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네시스 EQ900 렌더링이미지 |
10일 현대차는 초대형 럭셔리 세단 ‘EQ900(이큐 나인헌드레드)’를 경기도 화성 남양연구소에서 국내외 언론을 상대로 사전공개했다. EQ900는 독립 브랜드로 출범을 선언한 ‘제네시스’의 첫번째 신차이자 세계무대에서 명차들과 치열한 경쟁을 펼치게 될 현대차의 기함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직접 품질을 점검할 정도로 심혈을 기울인 차이기도 하다.
현대차 내부에서 EQ900는 ‘온화한 군주(젠틀 소버린)’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모든 것을 갖췄지만 권위를 함부로 내보이지 않는 고객들을 염두에 두고 개발했다는 것이 현대차의 설명이다.
전체적인 디자인은 현재 시판중인 제네시스를 부드럽게 부풀린 뒤 정교하게 다듬은 듯한 모습이다. 보수적이지 않고 과감하지만 품위있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옆모습이다. 길다란 후드가 지면에 착 달라붙어 앞으로 뛰어나갈 듯 역동적이다. 육중해 보이는 경쟁모델들과 차이가 크다.
현대차는 EQ900를 개발하면서 실내 인테리어에 많은 공을 들였다. 인테리어가 프리미엄차의 첫인상을 가름한다는 정 회장의 신념이 반영된 것이다.
이를 위해 실내의 손닿는 부분은 모두 가죽으로 감쌌다. 이탈리아 명품가죽 가공회사의 도움을 받아 다듬은 최상급 가죽이다. 대시보드와 앞·뒷문, 센터콘솔 등에 진짜 원목을 일일이 손으로 깎아 만든 장식패널을 아낌없이 사용했다. 각종 스위치에는 각각 다른 금속 재질을 적용해 손끝 감각만으로도 어디에 사용하는 스위치인지 알 수 있도록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 회장이 최근까지도 화성연구소를 직접 찾아와 인테리어 디자인과 소재 질감을 일일이 점검했다”며 “벤츠 S클래스, BMW 7시리즈 등과의 비교시승에서 ‘오히려 앞선다’는 평가가 나올때까지 수천번을 다듬었다”고 말했다.
EQ900는 독일 명차 이상의 안락함을 제공하기 위해 시트에도 많은 투자를 했다. 현대차 정락 부사장은 “편안한 시트를 개발하기 위해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편하다고 소문난 소파는 모두 찾아 분해해봤다”고 말했다. 뒷좌석에는 시트 기울기와 어깨 부분 경사, 머리받침 위치를 조절할 수 있는 ‘모던 에르고 시트’를 장착했다. 운전석에는 운전자의 신체 조건에 맞춰 최적의 운전자세를 스스로 찾아주는 스마트 자세제어 시스템이 세계 최초로 적용됐다. 외부 소음 유입을 막기 위해 국산차 최초로 뒷면 유리에도 차음 글래스를 사용하고 차체 곳곳에 흡차음재를 보강했다.
EQ900는 안락한 승차감만 갖춘 것이 아니다. 운전의 재미를 느낄 수 있을만큼 잘 달린다.
이를 위해 현대제철이 특별히 개발한 초고장력강판(AHSS) 비중을 크게 늘려 차체를 단단히 다듬었다. 주행감각을 직접 손본 알버트 비어만 현대차 고성능차 총괄 부사장은 “EQ900의 초고장력강판 적용비율은 51.7%로 경쟁차량들의 평균 적용율 27%에 비해 월등히 앞선다”며 “차체가 더 가볍고 더 단단한만큼 역동적인 핸들링과 제동성능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초고장력강판과 더불어 차체를 단단히 이어 붙여주는 구조용 접착제를 기존 에쿠스보다 2.3배나 많이 사용하고 차체 전체에 레이저 용접방식을 사용했다. 그 결과 안전성능도 대폭 강화됐다.
EQ900의 또 다른 특징은 ‘터보 엔진’을 장착했다는 점이다. 현대차는 EQ900에 ‘람다 3.8 V6 엔진’, ‘람다 3.3 V6 터보 엔진’, ‘타우 5.0 V8 엔진’ 등 세가지 엔진을 탑재한다.
터보엔진은 배기량을 낮춰 연료는 적게 소모하면서도 더 많은 출력을 뿜어낼 수 있어 친환경 엔진으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EQ900에 탑재된 람다 3.3 V6 터보 엔진은 최고 출력 370마력, 최대토크 52.0kg.m으로 배기량이 더 큰 자연흡기 엔진은 물론, 해외 경쟁사의 동급 터보 엔
현대차 관계자는 “터보 엔진 탑재 모델 출시를 통해 친환경적인 이미지를 높임과 동시에 운전기사가 운전하는 차로만 여겨졌던 기존 초대형 럭셔리 세단과 달리 운전자가 운전의 재미를 즐길 수 있는 차량임을 어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Q900는 오는 12월초 판매를 시작한다.
[김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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