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가 ‘놀이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최고급 오디오를 설치해 공연장 수준의 음향을 제공하는가 하면 게임기 같은 자동차를 만드는 등 오락성을 극대화하는 모습이다. 바야흐로 자동차와 복합문화공간이 하나가 ‘카처플렉스(Car+Cultureplex)’ 시대가 다가온 것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자동차의 공연장화다. 포드코리아가 지난 10일 출시한 링컨 올-뉴 MKX는 ‘차 속으로 들어온 공연장’을 표방하고 있다.
실내에는 최고급 하이엔드 오디오 브랜드 ‘레벨’이 제작한 스피커가 19개나 설치됐다. 각각의 스피커는 전문가들이 차량 자체 디자인에 맞춰 최적의 음향을 뿜어낼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치했다. 무대 한 가운데에서 음악을 감상하는 것과 마찬가지의 효과를 내기 위해서다.
한국GM이 지난 8월 선보인 쉐보레 임팔라의 실내에는 정교하게 배치된 11개의 스피커가 달려있다. 이를 통해 임팔라는 실내 어떤 자리에서도 동일한 사운드를 경험할수 있게 했다는 것이 한국GM측의 설명이다.
‘운전의 즐거움’을 내세우는 브랜드 미니는 아예 운전자체를 게임처럼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버렸다. 함께 제공되는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운전자의 운전 습관을 채점한 다음 차량 중앙 화면에 점수를 표시한다. 운전자는 자신이 얼마나 부드러운 가속과 감속을 했는지, 또 자신의 운전 습관이 연비에 얼마나 효율적인지 점수로 확인할 수 있다. 급정거와 같은 위험한 습관은 점수를 깎는 요인이다.
원성민 BMW 코리아 미니 담당 매니저는 “미니가 추구하는 운전의 즐거움은 드라이빙 그 자체 뿐 아니라 운전자가 경험할 수 있는 모든 엔터테인먼트를 포함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가장 편안한 이동수단으로 꼽히는 항공기 1등석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자동차도 눈에 띈다.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는 탑승자가 최대한의 편의를 누릴 수 있도록 모든 좌석에 독립적인 편의장치를 설치했다. 조수석에 탑승한 운전자는 마사지, 풋 레스트(다리를 펼 수 있는 기능) 등 항공기 1등석에서나 제공할만한 기능을 대부분 누릴 수 있다.
두 번째 열 시트는 벤치 형이 아닌 분리 형으로 디자인해 탑승자 각각이 자기가 앉아있는 시트의 위치와 각도를 조정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시트로엥 관계자는“자동차 편의 경험은 운전자 뿐만이 아니라 탑승자 전부에게 중요하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며 “그랜드 C4 피카소 탑승자는 이동의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행기 비즈니스석을 표방해 2, 3열 좌석을 설계한 토요타의 뉴 시에나도 이런 경향을 반영하고 있다.
차는 단순한 이동 수단에서 즐거움을 제공하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엔터테인먼트 기능이 중심이 되는 자동차의 보급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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