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 절반 이상이 현재 우리 경제를 위기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가 위기가 아니라고 인식하는 국민은 10명 중 1명 정도에 불과했다. 우리의 최대 수출 상대인 중국이 경기둔화를 겪고 있는데다,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하면서 자금 유출 우려마저 일부 제기되자 경제 상황을 어둡고 불투명하게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매일경제신문이 여론조사업체 메트릭스에 의뢰해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상대로 전화면접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58.1%가 현 경제 상황을 위기로 인식했다. 우리 경제의 현 상황을 어떻게 느끼고 있냐는 질문에 심각한 위기다는 답변이 24.5%, 조금 위기다는 답변이 33.6%를 차지했다. 반면 위기가 아니다는 응답은 10.9%, 전혀 위기가 아니다는 답변은 2.1%에 그쳤다. 100명 중 13명만 현 경제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셈이다. 다만 이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본지 조사에서 국민 4명 중 3명꼴(73.2%)로 위기라고 답한 것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다.
위기감은 전문직이고 소득이 높을수록 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직업을 기업 대표나 임원이라고 밝힌 8명은 전원이 위기라고 답변했고, 공무원 37명 중 24명(64.9%)이 위기라고 답했다. 또 위기감은 소득 수준에 정확히 비례했다. 월 평균 소득(가구 기준)이 1000만원 이상인 고소득층 70.6%가 위기라고 판단했다. 이어 500만원 이상 1000만원 미만 62.8%, 300만원 이상 500만원 미만 58.9%, 100만원 이상 300만원 미만 56.9% 순이었다. 100만원 미만 계층은 50%에 그쳤다.
박정균 메트릭스 연구본부장은 “소득이 높은 응답자 상당수가 기업 대표나 임원, 공무원이었는데, 이들은 일반 자영업자나 회사원에 비해 지식이 많은 것이 특징”이라며 “때문에 다른 계층 보다 현 경제 상황을 비교적 정확히 판단하고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당수 국민들은 위기 원인을 우리 내부에서 찾았다.
위기가 온다면 어디서 처음 시작될 것으로 보냐는 질문에 내부적인 요인이라는 답변이 100명중 37명으로 가장 많았다. 국민들은 소득 양극화와 일자리 부족, 가계 빚
이번 조사는 17일 ‘2016 경제대토론회’를 앞두고 일반 국민의 경제 인식을 살펴보기 위해 이뤄졌다.
[기획취재팀=이상덕 기자 / 정의현 기자 /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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