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 매경DB] |
25일 오후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는 우상호·정호준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 주최로 방송·통신 융합에 따른 제도 개선 토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이통 3사 관계자를 비롯해 미래창조과학부와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 학계 전문가 등이 참석했다. 특히 이 자리는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 인수 건과 관련해 처음으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는 자리로 이목을 끌었다.
이상헌 SK텔레콤 상무는 “국내 통신사 위기가 어제 오늘 일이 아닌 상황에서 기업간 인수합병(M&A)은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올해 SK텔레콤 창사 이래 최초로 매출 감소가 우려되는 가운데 성장이 정체된 이동통신 시장에 잔류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영역을 발굴해 성장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장자의 와각지쟁([蝸角之爭)을 들며 “현 이통 3사는 큰 세상을 두고 작은 곳에서만 싸우고 있다”면서 “구글이나 애플처럼 M&A를 활성화해 방송 등 새로운 서비스와의 융합을 적극 시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KT는 과거 SK텔레콤의 신세기통신 합병과 해외 사례를 들며 이번 인수를 인가하면 시장점유율이 더욱 고착화될 것이라고 맞섰다.
김희수 KT 경제경영연구소 부소장은 “SK텔레콤은 해외 통신기업와 미디어 업체의 M&A 사례를 들며 이번 인수합병의 당위성을 주장하지만 미국은 지난 1996년 통신법 개정한 이후 시장구조를 악회시키는 합병 건에 대해 사실상 불허하거나 제한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이 합병 당시 붙은 미약한 제재 조건은 현 이통시장 점유율 고착화의 뿌리가 됐다”면서 “이번 인수가 인가되면 SK와 CJ의 대기업간 공조로 콘텐츠 차별이 발생하고 CJ헬로비전 MVNO(알뜰폰)를 이용한 SK텔레콤의 방송통신결합상품 지배력도 확대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LG유플러스는 이통사의 방송 겸영은 국가적 재앙이 될 수 있다는 논리를 폈다.
박형일 LG유플러스 상무는 “SK텔레콤은 국내 1위의 미디어 기업을 지향한다고 밝혔는데 미디어는 무료인터넷방송(OTT)과 다르기 때문에 소유와 겸영 규제가 있다. 글로벌 트렌트라고 말하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네트워크와 디바이스에서 힘을 가진 통신사가 콘텐츠와 플랫폼 사업에서 1위를 내다본다는 것은 상당히 심각한 문제”라면서 “합병 인가 전 채널 재편 논의 등도 사실상 불가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 인수 결정 당시 입장자료를 통해 합병 법인의 주력 사업을 미디어로 전환하고 케이블방송과 IPTV의 결합을 기반으로 최고의 차세대 미디어 플랫폼 회사로 성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통 3사의 치열한 공방에 따끔한 지적도 이어졌다. 이통 3사가 이번 M&A를 두고 그동안 내세워온 소비자 권익 관련 발언이 단 한 마디도 없었던데다 시장경쟁 제한이나 성장에 대한 SK텔레콤의 구체적 답변도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발제자로 나섰던 이광훈 중앙대 교수는 “앞으로 다가올 ICT 산업의 발전이나 공익 없이 결국 사익만 충돌해 씁쓸하다. 소비자와 시장 기대가 빠진 토론에서 무엇을 기대할 수 있나”라고 평가했고, 김경환 상지대 교수 역시 “다음과 카카오의 M&A는 새로운 서비스 등 시장에 기대감을 불어넣었지만
[매경닷컴 배윤경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