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어플리케이션 ‘짠돌이 가계부’를 사용하던 김은수 씨(34)는 앱 업데이트를 하던 중 황당한 일을 겪었다. 업데이트를 눌렀더니 ‘짠돌이 가계부’가 사라지고 병원 정보 앱 ‘닥터를 찾는 사람들(닥찾사)’이 깔린 것. 지난 4년간 모은 가계부 기록도 모두 날라갔다. 김 씨는 “4년간 쓰던 어플이 엉뚱한 걸로 바뀌었다. 황당하다”고 했다. 최근 ‘짠돌이 가계부’를 자동 업데이트한 사람들 모두 이런 일을 당했다. 개발자가 앱 계정을 ‘닥찾사’에 넘기며 벌어진 일이었다. ‘짠돌이 가계부’ 개발자는 “앱을 이전했는데 준비가 미흡해 많은 분들에게 불편을 드렸다”며 “이용자들에게 죄송하다”고 했다.
모바일 앱 매매가 은밀하게 이뤄지고 있다. 앱 생태계 활성화라는 측면도 있지만 개인정보 무단 거래 등과 같은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관련 법이 없어 이용자 피해가 커지고 있다.
‘셀클럽’ ‘안드로이드펍’ 등 개발자 커뮤니티에는 앱 매매 게시물이 자주 올라온다. ‘애플마켓’에는 다양한 앱이 거래되고 있다. 앱 매매 전문 사이트, 에이전시도 생겼다. 인기 있는 앱을 사서 광고 매체로 활용하거나 앱 거래를 알선해주고 수수료를 받는다.
앱 매매 방식은 크게 두가지다. 개발자 계정을 통째로 사거나 앱 운영권을 넘기는 방식이다. 구매자는 구입한 계정에 새 앱을 덮어씌우거나 기존 앱을 변형시킬 수 있다. 다운로드 건수, 별점, 앱 이용자가 많을수록 비싼 값에 팔린다. 실제로 신생앱인 ‘닥찾사’는 ‘짠돌이 가계부’ 계정으로 옮기면서 단번에 100만 다운로드를 달성한 것으로 기록됐다. 앱 매매 에이전시 관계자는 “액티브 유저가 20만명이면 1000만원 이상 받는다”면서 “이용이 왕성한 채팅, 소모임 앱이 인기가 좋다”고 했다. 그는 “기존 사용자 정보까지 넘기는 앱는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고 귀뜸했다.
이 같은 앱 매매는 구글과 애플 모두 앱 소유권 이전을 허용하면서 활성화하고 있다. 앱 매매자들은 인터넷으로 계정 이전 신청을 하면 된다. 모바일 게임 개발자 원 모 씨(30)는 “국내 앱 플랫폼에선 앱 승인이 일주일 걸릴 때도 있지만 구글에선 쉽게 통과된다”며 “개발자가 마음만 먹으면 손쉽게 거래할 수 있는 구조”라고 말했다.
문제는 앱 이전 때 회원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고, 서버에 쌓아둔 데이터가 삭제되는 등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앱장터 플랫폼인 구글플레이스토어는 “개별
[이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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