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수출 감소폭(-4.7%)이 10월(-15.9%)에 비해 대폭 축소됐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며 당분간 수출부진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6일 발표한 ‘12월 경제동향’에 따르면 선박을 제외한 11월 수출액이 전년 동월 대비 12.4% 하락해 같은 조건 하에 10월 수출 감소폭(-11.5%)을 하회했다. 비록 전체품목 기준으로 보면 11월 수출이 10월에 비해 크게 개선됐지만 이는 선박 수출물량이 일시적으로 몰렸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선박 수출은 수주 후 2년 뒤 이뤄지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몰리는 경우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KDI는 이번달을 비롯해 내년에도 수출이 부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간 싱크탱크인 현대경제연구원도 수출 부진세가 이어지면서 올해 수출액이 전년 대비 6.7% 감소한 5342억 달러를 기록할 것이라 내다봤다. 또한 현경연은 내년도에도 수출이 크게 개선되기 힘들어 2016년 총 수출액이 5550억 달러로 2013년(5596억 달러)에도 못미칠 것이라 예상했다.
특히 현경연은 다섯 가지의 대외여건이 수출증가세를 제약할 것이라 내다봤다.
첫째는 선진국 위주의 성장이다.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들의 경기가 둔화되면서 신흥국 수출의존도가 58.2%에 달하는 우리나라 수출에 적신호가 켜졌다. 둘째는 저유가 현상의 지속이다. 저유가로 인해 구매력이 약해진 산유국들이 수입을 줄이면서 우리 수출에 마이너스 효과를 줄 전망이다.
셋째와 넷째는 유로와 일본의 통화완화 정책이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원화가 약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되지만, 유로화와 엔화가 원화에 비해 더욱 약세 현상을 띄면서 미국 및 세계 수출시장에서 우리 제품의 경쟁력을 잃을 것이라는 전언이다. 실제로 IMF는 지난 7월 엔화에 대비한 원화 강세가 한국의 수출경쟁력을 심각하게 갉아먹을
마지막으로 현경연은 중국의 기술력을 꼽았다. 백다미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국이 기술력을 축적해 세계시장에서 우리 제품을 밀어내고 있다”며 “사업구조 재편, 구조조정 등을 통해 국내 산업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동철 기자 / 나현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