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에서 신종플루가 유행했던 2009∼2010년보다 2011∼2012년 국내에선 인플루엔자(독감)로 인한 사망자가 9배나 많았던 것으로 추산됐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해마다 평균 2900명이 독감으로 숨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홍콩대학 보건대학원 펭 우 교수팀이 지난 10년(2003∼2013년) 동안 한국인의 연도ㆍ연령ㆍ거주지역에 따른 독감 사망률(인구 10만명당 독감으로 인한 사망자 수)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고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이 9일 밝혔다. 남한에서 독감관련 초과 사망률은 저명 학술지인 ‘미국예방의학저널’ 최근호에 소개됐으며, 이 논문의 공동저자 중엔 대한감염학회장인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도 포함돼 있다.
논문에 따르면, 한국에서 매년 평균 2900명가량이 독감 때문에 숨지고, 이는 전체 한국인 연간 사망자의 약 1.2%에 달했다. 연구팀은 한국의 연간 독감 사망률은 5.97인데 연도별로 독감 사망률이 최대 9배까지 차이가 났다고 지적했다. 신종플루(H1N1)가 시작되고 절정에 달했던 2009∼2010년 독감사망률이 2.04(조사한 10년중 최저)였으나 2011∼2012년엔 18.76(최고)에 달했다.
그러나 독감의 유행기간은 2009∼2010년이 40주(週)로 가장 길게 이어졌고 2011∼2012년은 19주였다. 2005∼2006년과 2006∼2007년엔 독감 유행기간이 둘 다 3주에 그쳤다(최단). 연도별로 독감 유행기간이 13배 이상의 격차를 보인 것이다.
신종플루의 2차 파고(second wave)가 있었던 2010∼2011년 시즌엔 독감 사망률은 1차 파고(first wave, 2009∼2010년) 때(2.04)보다 약간 높았으나(2.94) 지속기간은 1차 때(40주)보다 짧았다(25주).
독감으로 인한 사망은 특히 65세이상 노인에게 잦았다. 우리나라 65세이상 노인의 독감 사망률은 46.98로 45∼64세의 2.73보다 17배, 15∼44세의 0.44보다 107배나 높았다. 5∼14세와 0∼4세의 독감 사망률은 각각 0.23, 0.32였다.
국내에서 독감을 주로 일으키는 세 가지 유형, 즉 A형 H3N2, A형 H1N1, B형 가운데선 A형 H3N2가 독감 사망자를 가장 많이 발생시키는 것으로 드러났다.
우 교수팀은 논문에서 “한국인 전체 독감 사망률(5.97)의 64%(3.84)가 A형 H3N2 독감 바이러스 때문”이며 “24%(1.45)는 B형, 13%(0.76)는 A형 H1N1(계절성 독감), 9%(0.55)는 A형 H1N1(신종플루)에 기인한 것”이라고 기술했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에선 A형 H3N2 독감 바이러스에 의한 독감 사망률이 31.94에 달하므로 매년 독감 예방 주사를 맞는 등 철저한 대피가 필요하다고 했다. 독감 사망률이 최근 10년 내 가장 높았던 2011∼2012년에도 A형 H3N2 독감 바이러스가 주(主)를 이뤘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는 “지난해에도 A형 H3N2가 전체 독감의 60% 이상을 차지했고 다음은 B형, A형 H1N1 순서였다”며 “올 독감 시즌(2015년 겨울∼2016년 봄)에도 H3N2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