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 다운사이징은 일반적으로 기존의 높은 배기량의 자연흡기 엔진을 작은 배기량의 터보차저나 슈퍼차저 등의 과급기를 이용한 낮은 배기량 엔진으로 대체하는 것을 말한다.
엔진 다운사이징이란 단어가 나오기 전에는 비교적 저렴한 유가와 약한 배출가스 규제로 자동차 메이커들은 배기량을 늘리며 자동차 성능을 올리는데 열중했다. 힘이 세려면 배기량도 커야 한다는 ‘대물 콤플렉스’가 작용해서다.
하지만 에너지 및 자원 고갈로 석유 가격이 비싸지고 환경오염으로 배출가스 규제가 강화되면서 대물 콤플렉스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유럽 자동차 메이커들은 전투기 기술에서 발전한 터보엔진의 핵심 기술 ‘터보차저’에 눈길을 줬다. 터보차저 기술은 1차 세계대전 당시 항공기가 고공비행을 할 때 낮아져 출력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인위적으로 엔진에 공기를 밀어 넣은 것에서 시작됐다.
공기를 압축시켜 엔진 속으로 보내는 터보차저가 있어야 같은 배기량보다 높은 출력을 발휘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가 생겼다. 유럽 메이커가 만든 기존 터보차저는 공회전 때나 엔진회전수가 낮을 때는 흡기를 압축시킬 만큼 충분히 터빈이 돌지 않기 때문에 어느 정도 엔진 회전수가 높아져야 출력상승 효과를 볼 수 있다.
출력이 높아질 때까지 시간이 걸리는 터보차저 엔진 특유의 현상을 ‘터보 랙(turbo lag)’이라고 한다. 터보엔진은 적은 배기량으로도 힘이 넘치는 성능을 발휘했지만 울컥하는 터보 랙은 힘과 승차감에 문제를 일으켰다.
렉서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일체형 배기 매니폴드(4개의 배기관을 2개로 통합하고 수냉식 실린더 헤드에 하나로 결합)와 트윈 스크롤 터보차저를 조합한 터보 시스템은 터보 랙을 없애는 데 공을 들였다.
터보 랙을 없애니 즉각적인 가속반응과 함께 낮은 아르피엠(rpm)에서 높은 아르피엠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가속성능이 더 강화됐다.
렉서스 터보 엔진의 연료분사방식은 렉서스 고유의 ‘D-4S’ 직분사 시스템을 채택했다. 최근 가솔린 엔진 기술의 대세는 직분사로 공기와 연료 섞은 혼합기를 흘려보내는 대신 엔진 실린더에 직접 가솔린을 뿜는 방식이다.
필요한 순간에 딱 필요한 양의 연료를 정확하게 쓸 수 있고 연료에서 실린더에 이르는 동선도 짧아 효율이 좋기 때문에 최근 나온 가솔린 엔진은 대개 직분사 방식을 쓴다.
렉서스는 한 발 더 나아가 실린더 직분사에 포트 분사를 결합한 D-4S 시스템을 적용했다. 공회전 때는 실린더 분사, 흡기 때는 포트 분사, 압축 때는 직접 분사 등 상황에 따라 연료 뿜는 곳과 패턴을 변화무쌍하게 바꾸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시동을 걸거나 급가속 땐 양쪽에서 뿜어 보다 강렬한 폭발을 유도할 수 있다. 정속 주행할 땐 실린더 직분사로 연료를 아낄 수 있다.
렉서스는 각 차종별 터보 엔진에 궁합이 잘 맞는 변속기와 구동 시스템을 채택해 성능을 높이고 있다. 렉서스 뉴 IS200t는 직렬 4기통 2.0ℓ 가솔린 터보 엔진와 고성능 모델 RC F용으로 나온 8단 스포츠 다이렉트 시프트 자동 변속기를 통해 부드럽고 신속한 변속 능력을 발휘한다.
렉서스 NX200t는 2.0ℓ 터보 엔진에 맞게 성능을 향상한 6단 자동변속기와 4륜구동 시스템인 다이내믹 토크 컨트롤 AWD를 채택, 안정감 있고 힘이 넘치는 4륜구동 SUV의 모델의 장점을 살렸다.
렉서스 터보 모델은 정숙성의 대명사인 렉서스의 장점을 결합, 단순히 힘만 센 터보가 아니라 부드럽지만 강하고 조용하지만 빠른 터보 성능을 완성했다.
빈틈없는 외모와 다이내믹하면서도 정숙한 렉서스 감성을 앞세워 2000년대 강남을 장악한 ‘강남 쏘나타’ 렉서스 ES처럼 “부드러운 것이 강하다”는 렉서스만의 차별성을 추구한 ‘강남 터보’가 된 셈이다.
요시다 아키히사 렉서스코리아 사장은 “렉서스 터보 모
[매경닷컴 최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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