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구팀이 16년에 걸친 끈질긴 연구개발 노력을 인정받았다. 이번에 새로 개발된 전기차 에너지 효율 향상 핵심부품은 국내 전문기업에 이전된다.
한국전기연구원(KERI)은 14일 메이플세미컨덕터와 ‘탄화규소(SiC) 전력반도체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기술료는 착수기술 11억5500만원에 향후 추가로 매출액 대비 러닝 로열티를 받는 조건으로 전력반도체분야에서는 최대 규모다. 메이플세미컨덕터는 향후 이 기술이 양산화 되면 연간 국내매출 500억원 이상, 해외매출은 1500억원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력반도체는 전압과 전류를 조절하는 반도체로 정보를 저장하는 메모리반도체가 ‘두뇌’라면 전력반도체는 일을 하는 ‘근육’에 해당한다. 전력이 크게 필요하고 시스템의 경량화·소규모화가 중요한 분야일수록 효율적인 전력반도체가 필요하다.
탄화규소 전력반도체는 전기 자동차 분야의 핵심 부품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탄화규소의 경우 물성이 좋아 기존 실리콘 반도체 대비 전력소모가 적고 열 발생도 거의 없기 때문이다. 전기차에 이를 적용하면 냉각장치의 무게와 부피도 줄일 수 있어 연비를 크게 올릴 수 있다.
우리나라 전력반도체 연구는 1990년대부터 시작됐지만 세계 최고수준인 메모리반도체와 달리 연구환경이 열악했다. 전기연 전력반도체연구센터 연구팀은 1999년부터 원천기술연구의 일환으로 16년 간 전력반도체 관련 과제에 매달렸다. 시장이 형성되지 않아 어려움이 있었지만 탄화규소 반도체 연구를 멈추지 않았고 2012년부터는 연간 20억원씩 연구비를 쏟아부었다. 이번 기술이전은 미래창조과학부의 출연금 사업을 통한 성과로 이뤄졌다.
탄화규소 전력반도체 세계시장 규모는 2014년 기준 1억4600만달러(약 1733억원) 규모지만 고속 성장으로 2020년에는 10억9500만달러(1조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응용분야 중에서는 자동차용(HEV/
전기연 전력반도체연구센터 김남균 센터장은 “연구중단 위기가 여러차례 있었지만 정부출연연구소였기에 16년의 연구가 가능했다”며 “전력반도체 연구 분야의 세계 1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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