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대기업에 다니는 P씨는 최근 친구들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고 있다. 백화점에서 37만원짜리 패딩점퍼를 40% 할인된 가격인 22만2000원에 구입했기 때문이다. 해당 브랜드에서 진행한 20% 할인 행사 외에 ‘직원 카드’로 결제하며 20% 추가 할인을 받은 결과 거의 절반 가격에 해당 제품을 구입할 수 있었다.
P씨는 “할인 금액이 왠만한 아우터를 한 벌 더 살 수 있을 정도로 큰 편”이라며 “그래서인지 연말 쇼핑 시즌을 맞아 직원 카드로 대신 좀 구매해달라는 친구들의 요청이 꽤 있다”고 말했다.
유통업체들이 자사 직원들에게 복지 차원에서 제공하는 직원용 신용카드 일명 ‘직원 카드’가 다양한 할인 혜택으로 주목받고 있다. 고가의 상품을 파는 백화점에서 브랜드별 할인 행사와는 별도로 할인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그룹의 직원 카드와 롯데그룹의 ‘롯데 패밀리 W 카드’가 대표적이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 직원카드는 신세계백화점에서 20% 할인받을 수 있다. 해당 브랜드에서 몇% 할인을 하는 것과 상관없이 추가로 20% 할인을 받는 식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에서 그만큼 마진을 줄여 직원들의 복지로 돌려주는 것”이라며 “(백화점 20% 할인은) 신세계그룹 계열사 전 직원들이 똑같이 받는 것이어서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롯데그룹 전 계열사 직원들에게 제공되는 롯데패밀리 W카드도 롯데백화점 결제시 10% 중복 할인이 가능하다. 할인폭이 신세계그룹보다는 낮은 편이다. 하지만 직급별로 연중 할인 한도를 정해놓은 신세계와 달리 한도가 따로 없어 상시 제품을 싸게 구입할 수 있다는 게 롯데백화점 측 설명이다.
특히 올 하반기 롯데패밀리 W카드가 나오기 이전 사용하던 직원 카드는 계열사별로 백화점 할인 폭이 달랐다. 하지만 W카드 발급을 통해 전 계열사 직원들에게 동일한 복지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이 밖에 대형마트에서 누리는 할인 혜택을 살펴보면 신세계 직원들은 이마트에서 신선식품 5%, 가공식품 10% 등의 할인 혜택을 받는다. 롯데그룹 계열사 직원들은 5%의 할인율을 적용받고 있다.
커피숍의 경우 신세계 직원들은 스타벅스에서 음료 구매시 30% 싸게, 롯데 직원들은 엔젤리너스에서 20%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특히 롯데그룹은 롯데호텔 숙박비를 50~60% 파격적으로 할인해 주고 있다. 신세계 직원들이 조선호텔에서 식음시설(10%)과 부페식당(20%)에서만
유통업계 관계자는 “결국 직원들의 사기 진작과 복지 증진을 위해 유통 대기업에서 얼마나 마진을 줄일지를 정하는 게 직원 카드의 핵심”이라며 “그룹의 이익 감소를 야기해서도, 또 너무 적은 혜택으로 직원들의 원성을 사서도 안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매경닷컴 방영덕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