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상공의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수록 천식으로 인한 사망자가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천식은 기도의 만성염증으로 가벼운 자극에도 기도가 좁아지거나 천명·기침·가슴 답답함·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나타내는 호흡기 질환이다.
16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인제대 대기환경정보공학과 정우식 교수팀이 서울의 대기오염 상태와 질병과의 관계를 12년간(2000년1월1일∼2011년12월31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정 교수팀은 서울시 도시대기측정소 25개 지점에서 미세먼지(PM10)를 1시간 측정했다. PM(Particulate Matter)10은 입자의 지름이 10㎛(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이하인 물질의 농도(㎍/㎥)를 측정한 수치다.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는 대체로 겨울에 높고 여름에 낮았다. 황사의 영향으로 봄에도 높은 농도를 나타냈다.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는 월별(月別)로 두 배 이상 격차를 보였다. 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높은 달(12년 평균)은 3월(80.1㎍/㎥)이었고 다음은 4월(79.6)·2월(69.5)·5월(69.1)·1월(63.3) 순(順)이었다. 반대로 서울의 공기가 상대적으로 깨끗한, 즉 미세먼지가 가장 적은 달은 8월(36.1)·9월(38.8)·7월(47.8) 등 여름과 초가을이었다.
정 교수팀은 서울의 25개 구(區)별로도 미세먼지의 연평균과 월평균 농도를 측정했다. 서울의 중심지역은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높았고, 외곽지역은 낮았다. 서울의 25개 모든 구에서 미세먼지의 연평균 기준인 50㎍/㎥를 초과했다.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유독 높은 구는 광진구ㆍ강북구ㆍ성동구로 조사됐다.
천식 때문에 숨지는 서울 시민의 수는 연간 평균 311명이었다. 연간 천식 사망자 수는 해당 연도의 미세먼지 농도에 따라 4배까지 차이 났다.
정 교수팀은 논문에서 “조사 기간(2000∼2011년) 중 미세먼지의 연평균 농도가 최고였던 2002년엔 연간 천식 사망자수가 500명을 넘었던 데 비해 연평균 농도가 최저였던 2011년엔 연간 천식 사망자수가 150명이 채 되지 않았다”고 기술했다. 서울에서 미세먼지의 연평균 농도가 높은 해일수록 천식 사망자가 많아, 천식과 미세먼지 사이에서 상관성이 입증된 셈이다.
서울에서 매달 천식으로 숨지는 사람의 수는 평균 26명이었다. 서울의 월평균 미세먼지 농도도 동고하저(冬高夏低)의 경향을 보였다. 이에 따라 월평균 천식 사망자 수도 겨울에 많고, 여름에 적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미세먼지 농도를 70(㎍/㎥)에서 30으로 낮추면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률을 15%가량 감소시킬 수 있다고 발표했다. WHO가 미세먼지의 연평균 기준을 20 이하로 설정한 것은 그래서다. 미세먼지 농도가 10 낮아질 때마다 평균수명이 1.1년 연장된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한편 국내 19세 이상 성인의 천식 유병률은 1998년 1.1%에서 20
이 연구결과는 ‘한국환경과학회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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