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국내 경제는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가겠지만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은 높아질 것이다. 주택매매가격은 공급물량 확대 등으로 상승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4일 본회의를 열어 2016년 통화신용정책 운영방향을 의결하고 내년에도 경제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도록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연준의 최근 금리인상과 가계부채 증대 압박에도 불구하고 일단 저금리 기조를 지속한다는 데 방점을 찍은 것이다.
한국은행은 내년 국내 경제가 가계의 실질구매력 증가 등에 힘입어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가겠지만 신흥국의 성장세 약화 등으로 인해 성장경로가 불확실하다고 전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점차 높아지겠지만 상승압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으며 주택매매가격은 공급물량 확대 등으로 상승세가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행은 그렇지만 경기 부양 목적으로 통화정책에 대해 과도하게 의존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23일 열린 기자단 송년회에서 “통화정책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금융 불균형의 누적을 통해 또 다른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국제결제은행(BIS)의 거듭된 경고도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이 총재는“초유의 저성장·저금리 기조에 대처해서 완화적인 정책스탠스를 장기간 유지하다 보니 금융 불균형이 증대된 것이 사실”이라면서 “저성장, 저물가의 고착화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최선의 처방은 구조개혁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공식적으로는 완화적 통화정책을 내세웠지만 최근 가계부채·한계기업 등 금융건전성 문제가 지적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은이 저금리 기조를 지속하는데 대한 부담도 만만치 않다는 사실을 지적한 것이다.
한편 한은은 내년부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운영 체계를 변경하기로 했다. 지난 1950년 설립 이후 매월 열어온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개최 횟수를 2017년부터 6~7주 간격으로 연 8회로 축소키로 했다.
한은 관계자는 “경제여건 급변 등으로 정책대응이 필요할 경우에는 의장 또는 금통위원 2인 이상의 요구로 임시회의를 개최해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며 “주요 경제 이슈에 대한 금통위원의 공개 강연이나 기자간
이와함께 내년부터는 기준금리 의결시 소수의견을 제시한 금통위원의 실명도 회의 당일날 바로 공개된다. 현재는 소수의견을 제시한 위원들이 누구인지 2주 후 회의록을 통해 공개하고 있다.
[정의현 기자 /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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