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인도네시아 찔레곤(Cilegon)에 위치한 포스코 현지제철소(크라카타우포스코)에 연산 200만t 규모 열연공장을 건설한다. 포스코가 해외 열연공장 건설은 이번이 처음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12월 현지 국영철강회사인 크라카타우제철과 연산 200만t 규모의 열연공장을 합작제철소인 포스코제철소 내에 세우기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열연공장 투자에 들어가는 10억달러 비용은 크라카타우제철 측에서 대고 포스코는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가 인도네시아에 추가로 투자할 여력이 없을 뿐 아니라, 현지 국영철강사가 최대주주로 운영하는 게 기간산업 특성상 포스코에 더 유리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포스코와 크라카타우제철은 7:3의 지분 구조로 연산 300만t 규모 크라카타우포스코 제철소를 운영하고 있다. 여기선 철강의 원재료인 슬래브와 선박·토목용 후판을 생산하는데 모두 경쟁이 심한 저가 제품이어서 지난해 2000억원 넘는 영업손실을 냈다. 포스코 입장에선 구조적인 적자 탈피를 위해 고로에서 나오는 고순도 쇳물로 고급 열연제품을 만들어 팔기로 결정한 것이다.
한편 크라카타우제철은 지난해부터 인니 현지에서 독자적으로 열연공장을 증축하려는 계획을 추진했다. 이렇게 되면 포스코는 철강 원료만 만들고 이익은 현지업체가 따로 챙기는 구조가 만들어지게돼 포스코측이 반대해왔다.
포스코 경영진은 “포스코 제철소 내의 열연 후공정이 없으면 버티기 어렵다”는 입장을 인니 정부와 파트너사에 수차례 강조했고 그 결과 합작법인 투자 컨센서스가 모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인구 2억5000만명의 인도네시아는 수년간 철강수요가 연간 10%씩 늘고 있다. 인당 철 소비량은 50㎏ 남짓으로 베트남의 절반, 태국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1500만t의 철을 사용했는데, 현지 생산량은 400만t에 불과할
민경준 크라카타우포스코 법인장은 “피나는 비용절감과 품질관리로 제강 생산성만큼은 포항에 못지 않은 수준”이라며 “동남아 철강시장의 패권을 잡기 위해 인니에 진출했고 고수익의 후공정이 덧붙여지면 여기서도 돈을 벌어들일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인도네시아 찔레곤 = 전범주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