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객들을 단체로 혼란에 빠뜨린 인천국제공항 대규모 지연 사태.
공항 측에서 사고를 예상할 수 있었지만, 이에 대비하지 않아 화를 키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배정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인천국제공항의 수하물 운반 시스템은 중앙 집중식.
각 항공사 카운터에서 몇 군데로 모여, 다시 각 항공기로 옮겨지는 시스템입니다.
이렇다 보니 한 군데가 막히면 연쇄적으로 다른 곳도 막히게 돼 있습니다.
일반 여행용 가방의 경우 시간당 1만 2천 개를 처리할 수 있지만, 비규격 수하물의 경우 인식이 어려워 오류가 나기 십상입니다.
지난 3일 수하물은 시간당 7천5백 개 수준으로 처리 가능 범위였지만, 비규격 수하물이 밀려들며 고장을 일으키고 말았습니다.
문제는 이미 2014년 이후 공항이 포화상태인데다, 최근 유커가 늘어나면서 비규격 수하물이 늘고 있는데도 보완책을 전혀 마련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여기에, 공항 측은 승객이 많이 몰릴 것을 예상했음에도 추가 인력을 충분히 투입하지 않았고,
국토부 역시 황금시간대에 편중된 비행기 일정을 조정함으로써 미연의 상황을 방지할 수 있었지만,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습니다.
▶ 인터뷰(☎) : 김제철 / 한국교통연구원 한국교통연구본부장
- "2008년에 (이미 현재의 수요를) 예측했던 부분들이 있었고 (예상치와) 편차가 별로 없단 말이에요. 공사나 협력업체나 항공사들의 비상체계에 대한 대응에 좋은 교훈으로 보고…."
아시아의 대표 허브공항이라며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는 인천국제공항.
하지만, 이번 사고를 겪으면서 공허한 외침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MBN뉴스 배정훈입니다. [ baejr@mbn.co.kr ]
영상취재 : 배완호 기자
영상편집 : 이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