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태양광 사업체인 한화큐셀이 영국 발전소 3곳을 전량 매각했다.
한화큐셀이 태양전지·모듈(태양전지를 조립한 판)을 생산, 판매했던 종전 사업 모델에서 벗어나 직접 발전소를 만들어 판 첫 사례다.
20일 에너지 업계 등에 따르면 한화큐셀은 이달 초 영국 케임브리지에 건설한 펜랜드팜(20.4MW)·그린엔드 발전소(24.8㎿)와 남부 글로스터셔 발전소(8.1MW) 등 3곳을 한꺼번에 매각했다.
1만7000가구가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하는 규모다. 한화 측은 영국 인프라스트럭처 펀드인 넥스트에너지솔라에 1000억원을 받고 물량을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딜은 한화가 단순 모듈 판매에서 벗어나 ‘발전소 장사’에 손대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한화 고위 관계자는 “최근 영국 발전소 3곳을 한꺼번에 매각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개발 후 착공을 지시했거나, 상업 생산에 들어간 발전소를 매각하는 다운스트림 전략을 도입한다”며 “운전자본 부담을 줄이고, 매출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번 매각을 통해 한화큐셀은 지난해 연간 매출액(1조9000억원·업계 추산)의 5%에 달하는 자금을 한번에 쥐게됐다.
한화큐셀의 해외 발전소 물량이 많기 때문에 설비 매각 대금이 차기 수익원으로 등장할 공산이 커졌다.
현재 한화큐셀이 중국, 일본, 터키, 포르투갈, 멕시코 등 해외에 독립 운영 중인 태양광 발전소 규모는 총 70MW(메가와트)다. 미국, 인도 등에 건설되고 있는 설비까지 합치면 전체 규모는 448MW에 달한다.
한화큐셀 관계자는 “미국은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규모 유틸리티 사업으로 특화하고 터키, 칠레 등 신흥시장은 추가 파이프라인 확보를 통해 개발에 나선다는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의 적극적인 태양광 정책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인도 지역은 현지 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대규모 사업 개발을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올해 한화큐셀 모듈 출하 실적은 4.0~4.7GW(기가와트)선에 달할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출하량보다 38% 가량 불어나는 수치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도 첫 1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되는 등 실적 개선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한화큐셀은 지난해 2월 한화솔라원과 합병 이후 당해년도 2분기 첫 흑자전환을 이뤘고, 3분기 흑자폭(545억원)을 대폭 키웠다.
한화큐셀 지분
현재 한화케미칼은 한국 유가증권시장에, 한화큐셀은 미국 나스닥에 상장되어 있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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