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년동안 홈쇼핑 업계 1, 2위를 다투던 GS홈쇼핑과 CJ오쇼핑의 양강구도가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홈쇼핑업체 4강 중에서는 유일하게 취급고가 역성장한 CJ오쇼핑은 4위까지 미끌어졌고, 현대홈쇼핑은 개국 이래 처음으로 2위까지 올랐다. 롯데홈쇼핑은 현대홈쇼핑에 역전 당하기는 했지만 3위 자리를 지켰다.
11일 홈쇼핑 업계에 따르면 별도 기준 지난해 GS홈쇼핑 취급고는 3조5119억원으로 업계 1위를, 현대홈쇼핑은 3조1842억원으로 2위를 차지했다. CJ오쇼핑의 취급고는 3조555억원으로 롯데홈쇼핑의 3조1000억원보다 445억원 적어 4위로 밀렸다.
CJ오쇼핑이 취급고 기준 업계 4위가 된 것은 창사 이후 처음이다. GS홈쇼핑과 현대홈쇼핑, 롯데홈쇼핑 취급고가 각각 1.8%, 10.3%, 4.8% 늘어나며 성장세를 보인 반면 CJ오쇼핑은 유일하게 3.8% 감소한 것이 영향을 끼쳤다.
유통업계는 통상 매출액이나 영업이익 보다 취급고를 기준으로 업계 순위를 산출한다. 상품이 얼마나 팔렸는지를 가늠하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취급고는 판매 제품의 총액으로, 만약 1만원짜리 물건을 판매해 6000원은 제조사가 갖고 4000원은 유통업체가 수수료로 가져갔다면 유통업체 매출은 4000원이지만 취급액은 1만원이 된다. 따라서 기업 규모를 가늠하는 매출이나, 이득을 계산하는 영업이익과는 차이가 있다.
CJ오쇼핑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141억원으로 GS홈쇼핑의 1125억원을 근소하게 따돌렸다. GS홈쇼핑, 현대홈쇼핑, 롯데홈쇼핑 등 경쟁사들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20.4%, 23.7%, 26.3% 떨어진 반면 CJ오쇼핑의 하락세는 19.7%에 그쳤다. 미래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모바일 취급고 역시 16.4% 성장해 총 취급고 중 24%를 차지했다.
하지만 지난 2014년 GS홈쇼핑과 함께 취급고 3조원을 넘어서며 양강구도를 확실하게 한 CJ오쇼핑의 취급고 추락은 의외라는 평가다. 특히 지난해 CJ오쇼핑의 해외 취급고는 전년 대비 8.8% 증가하면서 처음 2조원을 넘어섰고 중국 동방CJ, 중국 천천CJ, 베트남 SCJ, 필리핀 ACJ 총 4개의 해외 플랫폼에서 흑자도 달성한만큼 국내 시장에서의 부진이 두드러진다는 주
CJ오쇼핑 측은 “지난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와 가짜 백수오 여파로 국내 소비가 크게 침체돼 영향을 받았다”면서 “현재 전체 취급고에서 6% 가량을 차지하는 PB(자체브랜드)상품을 늘리고 상품 포트폴리오를 재편해 수익성 개선 활동을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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