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결제 서비스가 보편화되고 상품 구색으로는 우열을 가리기 힘들게 되면서 배송 서비스 차별화에 승부를 건 것이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티몬은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과 손잡고 이달 말부터 택배 픽업 베타 서비스를 실시한다. 베타 서비스는 일부 고객에 한 해 시범 형식으로 진행되며 티몬에서 주문 시 24시간 내 집이나 직장 근처 CU 편의점에서 상품을 수령하도록 했다.
롯데 계열사인 세븐일레븐이 같은 계열사인 롯데닷컴의 상품을 편의점에서 찾는 픽업 로커 서비스를 실시하고는 있지만, 소셜커머스 업체가 편의점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택배 픽업 서비스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티몬은 먼저 생필품 위주의 슈퍼마트 상품으로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뒤 점차 품목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도 계속 늘려가기로 했다.
티몬 관계자는 “CU는 전국 최다인 9400여개 점포를 갖고 있는 만큼 이 인프라를 활용해 신선식품 당일 배송이나 몇 시간 내 배송 등 물류 혁신을 가져올 추가 프로젝트를 구상 중”이라며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마케팅과 상품 개발, 독점 프로모션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티몬이 오프라인 유통 채널과 연계한 배송 서비스를 계획하는 반면, 오픈마켓 G마켓과 옥션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판매자가 다른 상품을 묶어 한 번에 배송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베이코리아는 지난 2014년 말 스마트배송관을 열고 판매자가 달라도 제품을 한 번에 모아서 받는 묶음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최대 3000원의 배송비는 1회만 낸다. 현재 상품 카테고리는 가공식품과 생활용품, 패션잡화, 문구류 등 생필품 위주로 오후 6시 이전에 주문하면 당일 발송돼 다음날 상품을 받아볼 수 있다.
스마트배송관은 배송과 사후서비스에 어려움을 겪는 영세 사업자의 약점을 보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베이코리아가 입고 관리부터 출하 상품 선별, 포장, 송장 작성, 배송, 교환과 반품까지 직접 관리해 자체 창고를 갖기 어려운 영세 사업자는 비용 부담과 함께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주문량도 늘었다. 이베이코리아에 따르면 시범 운영을 시작한 2013년 7월 이후 주문 물량이 매달 20~30%씩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스마트배송을 통한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80% 급증했고, G마켓 스마트배송의 커피·음료·조미료 제품군 판매는 400% 뛰었다. 옥션은 올해 식품과 생필품 등 기존 스마트 배송 품목 외 유아동용품, 가전, 도서, 뷰티 같은 카테고리를 추가할 방침이다. 포장 박스에 라인 캐릭터 등 인기 캐릭터를 넣고 박스를 재활용하면 선물을 주는 등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이충헌 이베이코리아 물류실장은 “온오프라인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배송과 물류가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면서 “묶음배송과 당일발송 등의 편의 뿐만 아니라 관련 프로모션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로켓배송’으로 주목받은 쿠팡은 올해에도 서비스 확대에 주력하기로 했다. 로켓배송은 쿠팡이 직접 물류센터를 짓고 생필품 등 일부 물품을 제조업체로부터 구입해 당일 또는 24시간 내 직접 무료 배송하면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를 위해 쿠팡은 자체 트럭 약 1100대와 자체 배송인력인 쿠팡맨 3000여명을 고용했으며 당일배송을 목표로 2017년까지 축구장 약 110개 해당하는 21개의 초대형 물류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배송 인력도 1만5000명까지 늘린다. 다만 한국통합물류협회가 쿠팡의 로켓배송을 상대로 이달 내 본안 소송을 준비하고 있어 사업 확장에는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매장이 없는 온라인 커머스에게 배송은 결국 소비자와 가장 가까운 접점이 될 수밖에 없다”며 “빠른 배송 위주의 속도전보다는 오프라인과의 연계나 편리함, 친절함 등으로 고객과 소통을 늘리는 식으로 진화하면서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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