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현지시간) 오후 7시 스페인 바르셀로나 컨벤션센터(CCIB). 글로벌 1등 스마트폰 회사인 삼성전자가 신작 ‘갤럭시S7’을 공개했다. 전작과 비슷해 보였지만 보다 더 세련된 디자인이 눈길을 확 끌었다. 검정색 계열 ‘블랙 오닉스’모델은 저절로 손이 갈 정도로 도발적 매력을 물씬 풍겼다. 사람들이 감탄사를 연발할 무렵,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깜작 등장했다. 환호성을 지르는 관객들을 지나 무대에 오른 저커버그가 말했다. “가상현실(VR)은 차세대 소셜미디어다. 삼성전자가 하드웨어를, 페이스북이 소프트웨어를 맡아 VR를 주도하겠다.” 관객들은 저커버그의 말 한 마디, 바로 VR에 꽂혔다.
그 다섯시간 전, 조준호 LG전자 MC사업 본부장(사장)이 신작 ‘G5’를 발표하는 자리. 그는 “더 이상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보고 흥분하지 않는다”며 혁신 부재를 일갈하며 G5를 꺼내들었다. 풀 메탈 보디에 퀄컴 최신 프로세서를 장착한 역작. 그런데 그게 다가 아니었다. 조 사장이 “이제 즐길 시간”이라며 G5에서 슬롯 하나를 쑥 빼는 순간, 관객들이 환호했다. LG전자 최초로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발표한 스마트폰 G5였지만, 정작 주인공들은 그의 친구들(LG 프렌즈)이었다. G5언팩 행사는 뱅앤올룹슨 명품 오디오로 변신하고, DSLR 카메라의 느낌 그대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즐거움에 초점이 맞춰졌다.
스마트폰이 비로소 하드웨어 한계를 넘어섰다. 그리고 전혀 새로운 혁신의 길로 접어들었다. 스마트폰 자체 혁신에서 벗어나 ‘연결’을 통한 새로운 시장의 개척이다. 삼성전자는 페이스북과 손잡고 스마트폰 미래를 VR로 끌어 올렸다. LG전자는 스마트폰과 꽂아 쓸 수 있는 주변기기를 통해 새로운 생태계 조성에 나섰다. 각기 풀어내는 방식은 달랐지만 “스마트폰을 넘어 다른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의도는 분명했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지금은 모바일 업계의 중요한 변곡점”이라며 “스마트폰 뿐 아니라 이를 둘러싼 다양한 제품과 콘텐츠,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에게 새로운 가치와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사람들은 다시 스마트폰을 잡고 즐거워 할 것이다. 스스로 만든 VR 컨텐츠에 박수치고, 하이엔드 오디오 모듈을 통해 고품격 음악을 감상
[바르셀로나 = 이선희 기자 / 이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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