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적으로 중소·중견기업들의 인력난이 좀처럼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고급 연구인력이 제조기업에서 일하는 길을 터주고 있는 사업이 있어서 화제다. 바로 ‘기업연계형 연구개발인력 양성사업’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추진하고 있는 이 사업은 다른 산학협력 프로그램들과 차별성을 갖는다. 대학원에서 배운 이론을 실무에 접목하고 실제 기업이 현장의 애로사항을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로 3년 차에 접어든 지난해 이 사업에 참여한 대학은 12개, 기업은 57개였다. 2014년에 비하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컨소시엄별로 보면 충북대 전자정보대학원의 경우 8개 기업과 연계했고, 한국과학기술대 지식기반기술 에너지대학원은 4개 대학과 연계했다. 연세대 의공학대학원은 5개 기업과 연계하는 등 대학과 기업이 손잡는 경우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원생을 중소·중견기업에 매칭해주는 컨소시엄의 총괄은 대학원이 하되, 연구인력을 선발하는 인터뷰는 기업에서 공동으로 진행해 기업이 선호하는 인력을 뽑을 수 있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 관계자는 “학생 입장에서는 원하는 기업에서 실무를 경험하고, 기업 역시 꼭 필요한 고급 연구인력을 채용할 수 있으니 참여기업과 대학간 교류가 자연스레 늘어나고 있다”며 “일련의 과정을 통해 자연스레 기업과 대학의 상생적, 유기적 결합을 할 수 있는 네트워크 체계가 구축돼 기존 일자리 미스매치 문제의 장기적인 해결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이 사업에 참여한 충북대컨소시엄의 경우 사업에 참여한 11명 학생 가운데 7명이 참여기업에 취업했다. 나머지 중 3명도 기업에서의 현장 실습 경험을 기반으로 실무능력을 키워 관련 기업으로 취업한 성과를 거뒀다. 전남대는 사업단 전용 기업지원실을 마련해 기업에서 자유롭게 학교를 방문해 토론 및 토의를 하면서 석박사 대학원생들과 함께 기업의 애로사랑을 해결하는데 적극 활용을 하도록 하고 있다.
연세대는 이 과제에 참여한 연구원들이 산학공동 프로젝트의 결과를 바탕으로 특허를 출원했다. 참여기업 중 한 곳인 ㈜씨유메디칼시스템은 프로젝트 결과물인 측정장비를 이전받아 자체 연구를 위한 측정장비로 사용 중이며 ㈜헬스웰데이칼은 결과물을 바탕으로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러한 기업연계형 인력사업이 특히 중요한 분야는 디자인·마케팅 분야 외에도 공학계열을 꼽을 수 있다. 산업계가 요구하는 R&D의 연구인력 수요가 꾸준한 증가세에 있고 신화학소재공학, 융합정보기기소재부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석사 이상의 고급 인력을 필요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분야들은 급변하는 첨단 과학기술 발전에 기초가 되며, 차세대 성장 동력이 될 사업인만큼 고급 기술인력의 기업 유입이 중요하다.
기업연계형 연구개발 인력양성사업은 현장실습(R&D인턴십, 3개월 이상)과 캡스톤디자인을 정규 과정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연구인력은 물론 수요자도 만족시키는 사업이 될 수 있도록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산학공동으로 2018년까지 대학원생 300명을 배출해 중소·중견기업으로 70%인
[민석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