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의 큰 손' 국민연금이 올해부터 투자 기업들에 더 많은 배당을 요구하기로 했습니다.
국민연금의 고갈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운용수익률을 더 끌어올려 고갈시점을 최대한 늦추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2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위원장 정진엽 복지부 장관)는 이날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2016년도 제1차 회의를 열어 배당이 낮은 기업을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내용의 국내주식 배당관련 추진 현황을 보고받았습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지난해 12월 국내주식 배당 관련 내부 지침을 마련한 데 이어 올해부터 전담팀을 꾸려 국민연금이 배당관련 반대 의결권을 행사했거나 배당 성향이 낮은 기업들을 선정해 지난 2월부터 이른바 '기업과의 대화'에 나섰습니다.
이를 통해 해당 기업의 배당 근거와 앞으로 배당 계획 등 배당정책과 입장을 물어보고 합리적 배당을 유도하기로 했습니다.
또 기업이 저배당정책을 개선하지 않으면, 내년 4월께 '중점관리기업'으로 지정하는 등 압박강도를 높이기로 했습니다.
해당 기업이 중점관리기업으로 지정된 이후에도 저배당을 고수하면,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의 승인을 거쳐 기업 명단을 외부에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일종의 '저배당 감시대상명단'을 만들어 집중적으로 관리하겠다는 말입니다.
국민연금은 중점관리기업으로 공개된 기업에 대해 다른 소액 주주가 주주제안 참여를 요청하면,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에서 적절성을 고려해 직접 행동에 동참하기로 했습니다.
국민연금은 주식시장의 큰손이지만, 투자기업의 주주총회에서 제대로 반대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등 '종이호랑이' 신세로 전락했다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국민연금이 '중점관리기업' 지정 카드를 꺼내 든 것은 이런 비판을 가라앉히고 다른 국가의 주요 연기금과 마찬가지로 주주로서의 당연한 권리인 의결권 행사를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세계 5대 연기금 중에서 네덜란드공적연금(ABP), 노르웨이국부펀드(GPFG), 미국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calPERS·캘퍼스), 캐나다 연금투자위원회(CPPIB) 등은 주주가치를 높이고자 주주소송과 입법운동, 투자자 연대에 나서기도 합니다.
ABP, GPFG, CPPIB 등 3곳은 사외이사 추천권을 행사하며 투자 대상 기업의 경영에 적극 관여합니다.
특히 '포커스 리스트' 제도를 활용해 기업의 지배구조에 심각한 문제가 있거나 실적이 나쁜 기업의 리스트를 작성해 시장에 공개함으로써 공개적인 압박을 가하기도 합니다.
기금운용위원회는 이날 회의에서 2015년도 국민연금기금 결산안도 심의, 의결했습니다.
결산안을 보면, 2015년 기금운용 수익률은 4.57%(잠정)를 기록했습니다. 자산군별 수익률은 국내주식이 1.67%로 부진했지만 해외주식 5.73%, 국내채권 4.29%, 해외채권 1.52%, 국내 대체투자 8.98%, 해외 대체투자 14.9% 등으로 국내외 부동산투자에서 고수익을 올렸습니다.
최근 5년간(2011~2015년) 평균 수익률은 4.7%, 최근 10년간(2006~2015년) 평균 수익률은 5.5%로 잠정 집계됐습니다.
2015년말 현재 국민연금기금 적립금은 512조3천억원이며, 이 중 511조7천억원(99.9%)이 금융부문에서 운용되고 있습니다.
세부적으로 국내주식 94조9
2015년 수익률은 내외부 평가기관의 성과평가 및 분석을 거쳐 오는 6월 열리는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최종 확정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