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나고 박정원 두산 지주부문 회장이 차기 그룹 회장을 맡기로 하면서 두산그룹이 4세 경영의 시대를 맞는다.
박용만 회장은 2일 두산 이사회에서 그룹 회장직에 사의를 표명하고 차기 이사회 의장으로 박정원 회장을 천거했다. 두산그룹은 관례적으로 그룹 회장직과 이사회 의장직을 겸해왔다.
박용만 회장의 맏형인 박용곤 명예회장의 장남이자 박용만 회장의 조카인 박정원 회장은 사원에서부터 시작해 지난 30여 년 동안 두산그룹의 변화와 성장에 기여하면서 그룹을 이끌어갈 차세대 리더로 꼽혀왔다.
특히 2007년 두산 부회장, 2012년 두산 지주부문 회장을 맡으면서 두산그룹의 주요 인수합병(M&A) 의사결정에 참여했다.
1962년생인 박정원 회장은 고려대 경영학과를 나와 1985년 두산산업(현 두산 글로넷BU)에 신입 사원으로 입사해 현장을 두루 거쳤으며 결정적인 순간에 ‘승부사 기질’을 발휘해 왔다고 전해졌다.
일례로 1999년 두산 부사장으로 상사BG를 맡은 뒤에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수익 사업 위주로 과감히 정리함으로써 취임 이듬해인 2000년에 매출액을 30% 이상 끌어올린 바 있다.
박정원 회장은 두산그룹의 신성장 동력 발굴과 인재 육성에도 큰 기여를 해왔다고 두산 측은 설명했다.
박정원 회장은 두산 지주부문 회장으로서 2014년 연료전지 사업, 2015년 면세점 사업 진출 등 그룹의 주요 결정 및 사업 추진에서 핵심 역할을 했다.
두산 연료전지 사업의 경우 2년 만에 수주 5870여억 원을 올리는 등 두산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박정원 회장의 인재 중시 철학은 현재 구단주를 맡고 있는 두산베어스의 선수 육성 시스템에서 잘 나타난다.
역량 있는 무명 선수를 발굴해 육성시키는 ‘화수분 야구’로 유명한 두산베어스의 전통에는 인재 발굴과 육성을 중요시하는 박정원 회장의 경영철학이 반영돼 있다고 두산 측은 전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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