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인 소비 위축, 설비투자 과잉현상이 겹치면서 제조업 관련 지표에 빨간불이 켜졌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 1월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2.6%로, 2009년 4월(72.5%)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경제가 정상 성장궤도에 있으면 가동률이 평균 80%는 넘어야 하는데 글로벌 수요 부족으로 수출이 줄고 재고가 쌓이면서 공장 가동이 뚝 떨어진 탓이다. 1월 수출 출하지수는 전년동월대비 -7.4%, 전월대비 -6.5% 급락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던 2008년 12월 -7.6% 이후 85개월만에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반도체(-18.9%), 자동차(-14.0%), 전자부품(-8.4%) 등 수출 주력 업종의 실적이 줄어든 탓이다.
또 제품 출하가 줄어들었는데도 재고는 쌓이면서 제조업 재고율은 앞선 달보다 7.8%포인트 상승해 128.4%를 기록했다. 2008년 12월 129.5%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기업들의 심리지수도 금융위기 수준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월 제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전월보다 2포인트 하락한 63포인트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월(56) 이후 6년 11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BSI는 기업이 느끼는 경기 상황을 지수화한 것으로, 기준치(100)보다 낮으면 경기를 나쁘게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다.
제조업 위기의 근본원인은 세계경제가 장기저성장 추세로 접어들면서 수출·내수 출하량이 줄어드는 데 있다. 수요가 없어서 공장가동이 줄어들고, 공장가동률이 줄어드는데도 재고는 더 쌓이는 악순환이 반복돼 각종 수치가 금융위기 수준까지 후퇴한 셈이다.
특히 경기를 보여주는 각종 지표들이 2009년 금융위기 당시와는 달리 뚜렷한 붕괴 요인 없이 지수가 금융위기 수준까지 하락했다는 점에서 당시보다 훨씬 큰 위기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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