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의 개발사인 구글 딥마인드는 8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즈호텔에서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간담회를 열고 대회 내용, 준비 상황 등을 공개했다. 포시즌즈호텔은 이세돌 9단과 알파고가 대국을 갖는 곳이기도 하다.
이날 간담회에는 국내 기자단과 외신 등에서 취재진 수백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이번 대국이 지난 1997년 IBM 빅블루와 세계 체스 챔피언 게리 카스파로프가 맞대결한지 20년만에 재개된 인간과 인공지능의 대결이라 전세계의 이목이 쏠렸다. 구글 본사에서도 대규모 인력을 파견해 행사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으며 구글 지주회사인 알파벳의 에릭 슈미트 회장도 대결을 직접 보기 위해 방한했다.
대결을 하루 앞두고 인간을 대표하는 이세돌 9단과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 딥마인드 진영간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이세돌 9단은 당초 알파고의 도전에 대해 향후 몇년 뒤에는 모르겠지만 이번에는 상대가 안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한 바 있다. 그러나 행사장에서 만난 이세돌 9단은 다소 긴장한 모습을 보이며 알파고의 기력을 이전보다 높게 평가했다.
그는 “처음에는 알파고의 알고리즘을 이해하지 못했는데 다시 보니 이해가 좀 된다”며 “인간만이 가진 직관을 어느정도 모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긴장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고 말했다. 이어 “인간이 바둑에서 천가지 수를 생각한다면 인공지능은 수백만, 수천만수로 지나치게 많은 수를 계산하기 때문에 실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봤는데 이번에 보니 알파고가 계산 범위를 대폭 줄였다”며 “그렇다면 오히려 위험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다”고 경계감을 드러냈다. 또 “(대국의 결과가) 5대 0이 아닐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며 “내 역할은 좋은 바둑, 아름다운 바둑을 두는 것이며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하사비스 최고경영자(CEO)는 알파고의 실력에 대해 자신감 넘치는 태도로 일관했다. 그는 “지난 10월 판후이 2단과의 대결 이후 많은 부분을 업그레이드했다”며 “새로운 자료를 이용해 (바둑의 각 수의 가치를 판단하는) 가치망을 새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인간과 비교할 때 알파고의 강점은 피로감을 느끼지 않고 겁을 먹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이세돌 9단도 자신감이 충만하겠지만 인간으로서 긴장될 수도 있는데 알파고는 그런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알파고에 사용된 알고리즘에 대한 자신감도 피력했다. 데미스는 “특히 알고리즘을 개선하는 데 많은 노력을 들였다”며 ”강력하면서도 유연한 알고리즘을 갖고 있기 때문에 바둑과 같은 흥미로운 문제를 풀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한 연산 능력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서버를 많이 사용하면 알파고의 성능이 향상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며 “이번 대국에 사용할 컴퓨팅 자원도 지난 10월 판후이 2단과의 대국에 동원된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에릭 슈미트 회장은 “대국의 결과와 상관없이 인류가 최종 승자가 될 것”이라며 “인공지능 기술은 인류에게 도움을 줘 결국 더 좋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은 9일 오후 1시부터 시작하며 유투브 등을 통해 생중계된다. 대국 승자는 100만달러를 상금으로 받으며 알파고가 승리할 경우 인공지능 관련 연구단체 등에 기증할 것이라고 구글은 밝혔다.
[디지털뉴스국 김용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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