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마지막 영역으로 생각했던 바둑에서 구글의 알파고가 이세돌 9단에 2번 연속 승리했습니다.
인공지능이 과연 인간을 넘어선 걸까요?
현장을 취재한 이상주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1 】
첫 경기 패배도 충격적이었지만 2연패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많은 바둑 관계자들이 알파고가 1승도 어렵다고 예측했는데 어떻게 된 걸까요?
【 기자 】
이세돌 9단은 대국 전만 해도 5대 0으로 이길 것이라고 웃었습니다.
알파고가 지난해 10월 판후이 2단과 한 대국을 봤기 때문입니다.
알파고가 인간인 판후이 기사를 5대 0으로 이기긴 했지만, 실력이 사실 대단하지는 않았거든요.
그래서 5개월이 지났지만, 과연 실력이 얼마나 늘었겠느냐 한 거죠.
근데 그때의 알파고와 지금의 알파고는 성장했다 수준이 아닌 전혀 다른 존재입니다.
바둑을 익히는 알파고의 한 달은 인간의 1000년이라고 하니 인간으로 따지면 알파고는 5000년 시간을 공부한 겁니다.
이길 수가 없는 거죠.
【 질문2 】
알파고는 스스로 학습하는 딥러닝 기법을 적용했다고 하는데요. 그러니까 단순히 데이터만 입력한 것이 아니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람처럼 생각하고 배운다는 거죠?
【 기자 】
네, 인간처럼 사고하는 인공지능, 몇 년 전부터 핵심기술로 주목 받는 게 바로 '머신 러닝입니다. 딥 러닝이라고 하기도 하고요.
기계 학습이라는 뜻인데 말 그대로 기계가 스스로 학습을 통해 다음 일을 예측하고 행동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대국이 열리는 동안 구글 딥러닝 리서치 팀의 제프딘이 나와서 이에 대해 설명을 하기도 했는데요.
신경망처럼 사진을 한 이미지에서 다른 이미지로 연결하는 시스템, 즉 뉴런들이 모여 복잡한 사고를 하는 사람 뇌의 과정을 기계에 형상화했다는 겁니다.
고양이라는 이미지가 뉴런 같은 각 층을 거치면서 점차 어떤 내용이 담긴 사진인지 드러나게 됩니다.
첫 번째 층이 색을 인식하고 두 번째 층이 선을 인식하고 세 번째 층이 모양을 인식하는 식입니다.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특정 정보에 더 정확하게 반응하게 되고 정답을 찾아가게 됩니다.
마치 사람의 사고와 같은데, 딥러닝을 통하면 이미지를 받아들일 때는 사진에 고양이가 담겨 있다고 인지하지 못하지만, 학습 과정을 거쳐 개와 고양이를 구분하고, 남자와 여자를 인지합니다.
마치 사람처럼요.
【 질문3 】
인공지능의 위협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은데요. 영화에서처럼 인공지능이 인간을 지배하는 상황도 상상할 수 있을까요?
【 기자 】
필립 딕의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라는 소설을 보면 인공지능 로봇에게 같은 질문을 합니다.
언젠가 인공지능이 사람을 지배할까. 라는 물음에 '사람들은 우리의 친구기 때문에 안전하게 인간동물원을 만들어 보관할 것이다'라고 답을 합니다.
참 섬뜩하지요.
인간의 만물의 영장인 이유는 지능이 가장뛰어어나기 때문이겠죠.
인공지능이 인간보다 더 똑똑하다면 인간의 통제하에 있을 수 있다고 확신할 수 있을까요?
이미 인공지능 로봇은 인간이 하던 많은 단순작업을 대체하고 있고 그 역할이 어디까지 확대될지조차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인공지능의 향상을 무조건 우려해서는 안 됩니다.
우려보다는 인공지능이 인류 발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준비를 해야겠습니다.
【 앵커멘트 】
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문화스포츠부 이상주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