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Y 전성시대…빗장풀린 화장품 업계 준비는

화장품 매장에서 소비자 주문에 따라 맞춤형 혼합·제조가 가능해지면서 ‘K-뷰티’ 경쟁력이 보다 강화될 전망이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소비자 주문에 맞춰 매장에서 기성 제품과 화장품 원료 등을 바로 혼합해 판매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업계는 이번 개선으로 국내 소비자는 물론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다양한 상품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존 제품에 소비자의 요구사항을 바로 반영함으로써 제품 활용도를 높일 수 있고 맞춤형 프리미엄 서비스라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모색할 수 있어서다. 특히 다양한 피부톤을 지닌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K-뷰티’가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와 중국, 동남아 등 해외 소비자의 피부 유형과 색상이 달라 기존의 제품으로는 한계가 있었다”면서 “개별 요구사항에 맞춰 색상과 향을 혼합한 화장품 판매로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미국, 유럽 등에서는 화장품 매장에서 파운데이션이나 립스틱 제품의 색상을 섞는 소비자 개별 맞춤 판매가 이미 이뤄지고 있다. 크림과 같은 기초화장품의 경우 원하는 성분을 첨가해 판매할 수도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이런 판매수법이 ‘제조 행위’로 인정돼 별도 시설 등록 절차를 거쳐야 한다. 품질검사는 물론 판매 자격요견까지 까다로워 개인 맞춤형 화장품을 팔기가 사실상 불가능했다는 평가다.
때문에 그동안 업계 안팎으로 화장품 제조 판매사업에 대해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지난달 17일 열린 ‘제9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심상배 아모레퍼시픽 대표이사는 “고객의 피부에 최적화된 맞춤 색조화장품을 매장내에서 혼합해 판매하려 하나 현행 법상 어려운 면이 많다”며 “서울도심이나 제주 등 매장에서 가능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강하게 건의하기도 했다.
앞으로 국내서도 맞춤형 화장품 판매가 가능해진만큼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제조 화장품 업체들은 사업 참여를 긍정적으로 고심하고 있다. 다만 혼합화장품으로 인해 소비자들 사이 부작용이나 불만족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이를 해결하는 일을 과제로 안게 됐다. 이들은 소비자들의 DIY수요를 따라잡기 위해 향후 식약처 가이드라인이 나오는대로 사업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도 개선은 환영할 일이지만 당장 실행하기에는 위험 요소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브랜드 숍을 선정하는 것부터 매장운영, 혼합제품 운영·관리와 가이드라인 배포 등 조율한 문제들이 많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사업을 진행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슬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