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코틴이 포함된 농축액을 증기화시켜 입으로 흡입하는 ‘전자담배’를 피우는 청소년은 천식 유병률이 2배이상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천식은 기관지(기도)에 만성적인 염증이 생겨 기관지가 집먼지진드기·꽃가루·담배연기 등 각종 외부반응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질병이다. 고교생 등 청소년이 천식을 앓게 되면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 기관지가 좁아지면서 숨이 차고 쌕쌕거리는 천명 소리가 나거나 발작적인 기침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목에 가래가 걸려 있는 듯한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평상시 증세는 가볍더라도 심한 천식 발작이 동반되면 생명까지 위험해진다.
16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한양여대 보건행정과 조준호 교수와 미국 로렌스리버모어 국립연구소 사무엘 백 연구원이 교육부와 질병관리본부가 낸 2014년 ‘청소년건강행태온라인 통계조사’ 결과를 토대로 고등학생 3만 5904명의 전자담배 사용 여부와 천식의 관계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국립과학도서관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최신호에 소개됐다.
조사결과 현재 전자담배를 사용중인 고등학생(최근 30일내 전자담배 사용)은 전체 조사 대상(3만5904명)의 7%(2513명), 과거에 전자담배 사용한 적이 있는 학생(전자담배를 피운 적은 있지만 최근 30일 내엔 전자담배 미사용)은 5.8%(2078명)였다. 전자담배를 한 번도 물은 적이 없는 학생이 절대 다수(3만1313명, 87.2%)를 차지했다.
연구팀은 조사 대상 학생에게 “최근 12개월 내에 의사로부터 천식진단을 받은 적이 있는지”를 물은 뒤 “예”라고 답변한 학생을 천식 환자로 분류했다. 조사대상 학생의 1.9%(674명)가 천식 환자였다.
천식 학생을 현재 전자담배 사용 그룹, 과거 전자담배 사용 그룹, 전자담배 미(未)사용 그룹 등 세그룹으로 재분류한 뒤 각 그룹별 환자수를 집계한 결과 각각 98명, 46명, 530명이었다.
현재 전자담배 사용 학생의 천식 유병률은 3.9%였다. 이는 과거 전자담배 사용 학생(2.2%)의 1.8배, 전자담배 미사용 학생(1.7%)의 2.3배에 달하는 수치다. 고등학생의 현재 흡연율과 과거 흡연율은 각각 13.1%로 현재 전자담배 사용률(7%), 과거 전자담배 사용률(5.8%)보다 두 배가량 높
연구팀은 비(非)흡연 고등학생만 따로 모아 전자담배 사용 여부와 천식의 관계를 살폈다. 여기서도 전자담배를 사용한 학생의 천식 발생 위험이 비(非)사용 학생보다 2.7배 높았다. 이는 전자담배 사용이 천식 위험을 높이는 단독 요인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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