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우리나라 채권을 가장 많이 보유한 국가로 부상했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중국이 보유한 국내 채권 규모는 17조5090억원에 달했다. 이는 미국 14조3900억원에 비해 3조원 이상 많은 액수다. 중국이 우리나라 최대 채권국으로 올라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월 말 기준 미국과 중국은 각각 18조470억원, 17조4360억원어치 국내 채권을 보유해 미국이 6000억원 이상 많았다. 하지만 2월 한달간 미국이 3조6580억원어치 채권을 팔아치운데 반해 중국은 740억원어치를 더 사들이면서 순위가 바뀌었다.
순위 변동 원인은 미국계 프랭클린템플턴 펀드가 국내 채권을 3조원 가량 매도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2월 한달새 템플턴 펀드를 비롯한 외국인은 국내 채권 보유액을 4조2320억원 줄였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채권시장 주요 투자자인 프랭클린템플턴 펀드가 최근 늘어난 환매 요청에 대응하기 위해 원화 채권을 대거 매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템플턴 글로벌 채권형 펀드 잔고는 2016년 1월말 기준 130조3000억원으로 6개월만에 29조5000억원이나 감소했다.
반면 외환보유액 1위 중국은 풍부한 유동성을 토대로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을 중심으로 채권 매수를 늘렸다는 분석이다. 외환보유액이 늘어 투자 자산을 다변화해야한다는 요구가 높아진 데다 우리나라 채권 전망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중국은 올 1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이 3조2309억 달러로 2위인 일본 1조2481억달러와 큰 격차를 두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해외 중앙은행들의 국내 채권 투자는 우리 경제 건전성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인식을 반영한 것”이라며 “외국인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중국이 우리 채권을 꾸준히 매수할 경우 원 위안화 직거래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것이라는 평이 우세하다. 채권을 매수한다는 것은 양국간 통화 교환이 활발해 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앞서 양국은 오는 6월을 목표로 중국 상하이에 원·위안화 직거래시장을 개설하는 동시에 중국 채권시장에서 우리 정부가 위안화로 채권(외국환평형기금채권)을 발행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지정학적으로도 안전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은행 한 관계자는 “한 중앙은행이 다른 나라 채권을 상당한 수준으로 보유한다는 것은 전쟁 등 위기 발생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는 뜻도 된다”고 말했다. 한반도내
[이상덕 기자 / 김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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