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절은 흔히 외부 충격에 의해 발생하지만 노년은 뼈의 강도가 약해진 상태, 즉 골다공증을 겪고 있는 경우가 많아 가벼운 부딪힘이나 주저앉음 정도로도 골절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골다공증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골다공증으로 진료를 받은 사람은 2008년 61만4000명에서 2013년 80만7000명으로 매년 5.6%씩 증가했다.
골다공증은 폐경기나 노화 외에도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는데, 골대사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나 질병 치료를 위한 약제도 그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약제에 의한 대표적인 경우는 글루코코르티코이드(Glucocorticoid)이다.
글루코코르티코이드는 소염제와 면역억제제로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약물로 염증, 암, 자가면역질환 등 다양한 질병의 치료제로 사용될 수 있다. 그러나 글루코코르티코이드는 장기간 또는 과도한 양을 복용할 경우 조골세포의 증식과 기능을 억제하여 골다공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뛰어난 약효에도 불구하고 사용에 제약을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가천대 한의대학 황귀서 교수팀이 홍삼이 글루코코르티코이드로 유발되는 골다공증을 방어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해 주목받고 있다.
황귀서 교수팀은 실험동물(ICR Mice)에 글루코코르티코이드의 일종인 프레드니솔론(PDS)을 피하에 삽입해 약물이 장기간 서서히 녹아 나오게 하여 골다공증을 유발하고, 홍삼을 투여하여 골다공증을 방어하는 효과가 있는지 관찰했다.
실험군은 글루코코르티코이드를 투여하지 않은 대조그룹, 글루코코르티코이드을 투여한 그룹, 글루코코르티코이드 투여 후 홍삼농축액을 투여한 그룹 등으로 분류해 1주간 글루코코르티코이드를 투여한 후 4주간 매일 홍삼농축액 또는 생리식염수를 투여하였다. 황 교수팀은 이 실험군을 대상으로 CT 촬영을 통한 뼈 내부조직의 변화 양상을 비교 분석했다. 또한 실험동물의 조골세포(MC3T3-E1)에 글루코코르티코이드와 홍삼농축액을 48시간 투여한 후 세포의 사멸정도를 관찰했다.
그 결과 글루코코르티코이드의 일종인 프레드니솔론(PDS)만 투여한 그룹은 대조그룹에 비해 골 손실이 높게 나타난 반면 홍삼투여군은 프레드니솔론으로 유발되는 골 손실을 현저히 억제했다. 또한 조골세포(MC3T3-E1) 사멸 억제 정도를 평가하는 실험에서도 글루코코르티코이드의 일종인 덱사메타손(Dex)만 투여한 그룹의 경우 음성대조군 대비 조골세포 사멸정도가 높게 나타난 반면, 홍삼을 투여하는 경우 덱사메타손에 의해 유발되는 조골세포 사멸이 현저히 감소되는 것이 관찰됐다.
이러한 결과는 다른 실험을 통해 홍삼이 조골세포의 사멸기전에 관여하는 유전자 및 단백질 발현을 조절하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홍삼은 글루코코르티코이드 투약으로 유발되는 조골세포 사멸 억제를 통하여 골다공증을 억제하는 것으로 판단됐다.
황귀서 교수는 “이번 연구로 홍삼이 골조직 손실과 골세포 사멸을 억제함으로써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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