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으로 쓰러진 환자 10명 중 6명은 발병 6개월 뒤 일자리 복귀에 성공하는 반면, 나머지 4명은 신체기능이 회복됐음에도 일터를 잃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뇌졸중에 따른 업무수행 능력과는 별개로 나이나 성별, 교육수준에 따라 이러한 차이가 더욱 더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나 사회적 관심과 더불어 지원책이 절실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서울병원 재활의학과 김연희·장원혁 교수 연구팀은 지난 2012년 8월부터 2014년 10월 사이 전국 9개 병원에서 뇌졸중 발병 전 직업활동을 했던 환자 93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3일 밝혔다.
연구참여자 모두 뇌졸중 발병 6개월 후 평가에서 혼자서 이동은 물론 신체활동이 가능한 상태였으며, 인지기능 또한 정상이었다. 평균연령은 56.9세였으며, 남성이 77.1%였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들 중 뇌졸중 치료 후 다시 일터로 되돌아간 이들은 560명(60%)이었지만 그렇지 못한 환자는 373명(40%)으로 집계됐다. 직업을 되찾은 환자의 대부분(97.1%, 544명)은 예전과 같은 곳에서 근무를 했고 일부는(2.9%, 16명) 직업만 바꿨을 뿐 일은 계속했다.
이들의 일터 복귀 여부를 가른 것은 환자의 성별과 나이가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65세 미만 남성의 경우 70.2%가 일을 되찾았지만, 여성은 같은 조건에서 48.3%에 불과해 큰 차이를 보였다. 65세를 넘는 경우 남녀 모두 일터로 되돌아가는 비율이 절반(남성 46.4%, 여성 45.2%)을 밑돌았다.
교육 수준 또한 뇌졸중 후 일을 계속할 수 있을지 가늠할 수 있는 열쇠 중 하나로 꼽혔다. 직장 복귀에 성공한 560명 중 대졸 이상 학력이 38.4%로 가장 많았고, 고졸이 33.2%로 그 뒤를 이었다.
이를 통계학적으로 다시 분석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대졸자를 기준으로 고졸자가 뇌졸중 발병 후 6개월후에도 일을 계속할 확률은 0.42배, 중졸자는 0.41배에 그쳤다.
직업별 복귀비율을 따졌을 때 최상위 직종으로 농업이나 어업, 임업이 꼽혔다. 해당 분야 종사자의 66.4%가 다시 일을 손에 잡았으며, 전문직 종사자가 62.4%로 뒤를 따랐다. 반면 군인은 36.4%로 전 직종 중 가장 낮았을 뿐만 아니라 차상위 직군인 단순노무직(51.8%)과도 상당한 격차를 보였다.
이러한 차이는 뇌졸중 환자들의 삶의 질과도 밀접한 관련을 보였다. 이번 연구에서도 직업에 복귀한 쪽이 그렇지 않은 쪽보다 삶에 대한 만족도가 높고, 우울감도 상대적으로 낮았다. 뇌졸중 환자의 치료계획에 있어 사회복귀를 함께 고려해야 하는 이유다. 특히 최근 기대수명이 늘어나고 있는 시점에서 뇌졸중으로 인하여 경력이 단절되지 않도록 배려가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뇌졸중 환자가 치료 후 일을 다시 할 만큼 실제적 능력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일을 할 수 없는 건 아직까지 우리 사회가 뇌졸중 환자에 대해 부정적 견해에 따른 것인 만큼, 사회적 합의로 풀어야 한다는 의미다
김연희 교수는 “뇌졸중 환자를 치료할 때 직업재활을 비롯해 다방면을 고려해야 할 때”라며 “특히 나이와 성별에 따라 직업복귀가 차이 나는 경향이 확인된 만큼 이를 극복하기 위한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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