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금 우리 경제에 가장 큰 위험요인은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유 부총리는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5차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연초 위축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인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 부총리는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해 “수출물량이 증가세로 전환되면서 광공업을 중심으로 생산지표가 크게 개선되고 있다”면서 “3월에도 2월 중순부터 실시한 자동차 개소세 인하와 신형 휴대폰 판매, 수출 호조, 재정 조기 집행에 힘입어서 개선 흐름이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직 세계 경제 회복 지연이나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므로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긍정적 신호를 확고한 회복 흐름으로 이어가게 모든 가능한 정책과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유 부총리는 우리 경제의 가장 큰 위험요인으로 정치를 꼽았다.
총선을 앞두고 복지 관련 공약을 쏟아내고 있는 정치권에 재정을 총괄하는 경제 수장으로서 쓴소리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유 부총리는 “재정부담을 어떻게 지게 할지 숨기는 복지 공약은 바람직하지 않고 우리 국민도 현혹되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며 “일자리 창출을 위한 민생입법은 손 놓고 있는 것은 경제회복을 바라는 국민 염원을 외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발의된 규제 프리존 특별법과 관련해서는 “지역 전략 산업이 구체적인 투자와 일자리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과거 산업에 맞게 설정된 낡은 규제는 과감히 거둬내 산업이 자유롭게 발전할 수 있어야 한다”며 “규제프리존 특별법이 19대 국회에서 반드시 처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 안건으로 올라온 신산업 분야 정책 금융에 대해서는 “정책금융기관 자금지원 전 과정을 점검해서 지원체계를 개선하고 시장수요와 기술 트렌드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신성장 선정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관광산업 활성화에 대해서는 “1~2년 내 외국인 관광객 2000만 시대를 열겠다”며 “개별 관광객 확대 추세에 맞춰 쇼핑, 교통, 숙박 등 관광편익을 높이고 저가 덤핑관광 근절 등 매력적인 관광 콘텐츠를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유 부총리는 최근 중국 아오란 그룹의 임직원 6000명이 포상 관광지로 한국을 택해 방문한 것을 언급하며 “호텔이 부족해서 계획보다 방한 인원을 줄였다고 한다. 관광진흥법이 더 빨리 처리됐다면 관광객 유치에 큰 도움이 됐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면세점 제도에 대해서는 “특허 기간을 5년에서 10년으로 늘려 경쟁력 있는 사업자의 안정적 경영 환경을 보장하겠다”며 “특허수수료를 올려 면세점의 사회적 기여를 확대하고 시장점유율을 특허 심사 기준에 반영해서 경쟁적 시장 구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정부와 여당의 경기 인식 차이가 큰 것 같다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고 부인했다.
유 부총리는 “(강 위원장이)지금 당장 추경을 해야 한다고 한 것은 아니고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이니 생각이 다른 것이 아니다”라며 “한국판 양적 완화와 관련해서도 그 말씀의 취지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기재부 장관이 말하면 통화 당국에 대한 시그널이 되기 때문에 말하지 못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 경기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것은 저도 누누이 말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의 모두발언에서 정치권을 강하게 비판한 것에 여당도 포함되느냐는 질문에는 “국회가 정말 꼭 필요한 법을 통과시켜 주지 않는 것이 답답하다는 뜻”이라며 “그 이상도
올해 성장률 3% 달성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는 조심스럽게 성장목표를 달성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좋은 지표도 있고 나쁜 소식도 있지만,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에 급격한 변동에 대해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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