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IFC몰 3동 로비 높이는 11m. 보통 아파트 한 층 높이(2.4 m)의 5배다. 천정이 너무 높으면 인테리어 비용이 많이 들어 식당이나 커피숍 임대가 어렵다.
‘외식업계 미다스 손’으로 불리는 노희영 YG푸드 대표(53)는 이 외면받던 공간(연면적 759㎡)에 식당을 열었다. 입구부터 YG엔터테인먼트 MD숍 ‘올 댓 YG’, 디저트·샐러드 카페 ‘3버즈’, 맥주를 파는 ‘K펍’, 고깃집 ‘삼거리푸줏간’이 차례로 이어지는 복합외식공간 ‘YG리퍼블리크’다.
노 대표는 강철 파이프 구조물을 만들어 높이 7m에 설치해 천정을 가렸다. 그 비용이 만만치 않았지만 원래 벽을 그대로 사용해 평당 400만원 원칙을 지켰다. 11일 여의도점과 동시에 그랜드 오픈하는 서울 명동증권 빌딩 YG리퍼블리크(660㎡), 지난해 오픈한 서교동 삼거리푸줏간(165㎡) 인테리어 비용과 비슷하다.
여의도점에서 만난 노 대표는 “다들 미쳤다고 했지만 이 곳을 선택한 이유는 소득 수준이 높은 외국인들이 많기 때문”이라며 “궁극적으로 음식 한류를 위한 안테나숍”이라고 설명했다.
명동점 역시 중국과 일본 등 다국적 관광객들을 공략하기 위한 전초기지다. 외국인의 입맛과 취향을 파악해 세계 시장에 ‘글로벌 YG리퍼블리크’를 확장하는게 목표다. 오는 8월 태국 방콕 쇼핑몰 ‘쇼우(Show) DC’ 6층에 해외 1호점을 연다. 연면적 1980㎡ 규모에 삼거리푸줏간과 삼거리포차, K펍, MD숍, 카페 외에 클럽을 오픈할 계획이다. 이 건물에는 롯데면세점(2~3층)과 코리아타운(1층), 타이복싱 경기장(5층), 컨벤션센터(6층) 등이 들어선다. 현재 미국 LA와 중국, 일본 매장 오픈도 추진중이다.
지난해 7월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회장과 손잡고 YG푸드를 설립한 노 대표는 “다이내믹한 YG 음악과 한식, 펍 등을 즐길 수 있는 K스타일 공간”이라며 “국내에서는 10개점만 열고 해외 지점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해외 성공 여부를 판가름할 척도가 될 여의도와 명동에서 다양한 실험을 펼친다. 금융사들이 몰린 IFC몰에서 왁자지껄한 시장통을 연출하려고 한다. MD숍과 카페, 펍, 고기집이 문과 경계면 없이 나란히 있다. 노 대표는 “럭셔리 오피스 타워에서도 어딘가 편안하게 쉴 공간이 있어야 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카페 3버즈에서 파는 샐러드는 그의 숙원 사업이기도 하다. 샌드위치 빵 위에 야채와 햄 등을 올려 한 끼 식사 대용으로 먹을 수 있다. 그러나 미리 만들어 놓기 때문에 회전율이 낮으면 다 버려야 되는 제품이다. 2002년 오리온 ‘마켓오’에서 시도한 후 제대로 해보고 싶었는데 이제서야 소원을 이뤘다.
노 대표는 “칼로리를 걱정하는 직장인들이 줄서서 먹는다”며 “새 모이처럼 먹자는 의미에서 카페 이름에 버드(Bird)를 붙였다”고 말했다.
서교동 ‘삼거리푸줏간’에서는 충청도 암퇘지만 팔았지만 여의도와 명동에서는 한우도 판다. 등심과 차돌배기 부위를 편백나무에 넣어 0~1도 저온 냉장고 안에서 20일 숙성시킨다.
노 대표는 “여의도는 재료 질이 좋아야 하고 중국인이 많은 명동은 차돌배기처럼 기름진 고기가
그는 오리온에서 제과 브랜드 ‘마켓오’를, CJ에선 ‘비비고’ ‘계절밥상’ 등 프랜차이즈 식당을 성공시킨 외식 상품기획자(MD)다. 매의 눈으로 미세한 곳까지 지적해 ‘3mm’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전지현 기자 / 사진 =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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