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리스티나 시몬 교수 |
미국 잡지 ‘베니티 페어(Vanity Fair)’는 직원들의 성과를 기준으로 순위를 매기는 제도(stack ranking)가 마이크로소프트(MS)의 혁신을 저해시켰다는 기사를 쓴 적이 있다. 물론 MS 직원들은 이 제도를 매우 싫어했었다. MS의 평가제도는 일정한 주기(6개월)마다 관리자들이 직원들의 순위를 매겨 하위 5%의 직원들이 해고를 당하는 시스템이었다.
성과주의는 결국 상대평가를 하는 것이다. 누군가가 정한 기준으로 각 직원의 성과가 좋은지, 나쁜지가 결정된다. 이런 성과평가의 판단기준은 모든 조직에 해가 된다. 사내에 이런 시스템이 있으면 직원들은 자그마한 실수라도 하게 될까 불안해 한다. 이 뿐만이 아니라, 치열한 경쟁구도를 구축해 직원들 간의 협력이 ‘더러운 단어’로 받아들여지는 사내문화가 형성될 것이다. 직원들은 관리자의 마음에 들기위해 온갖 노력을 할 것이며 이렇게 관리자의 환심을 사는 것은 직원들의 업무에 필요한 기술적인 능력보다 더 중요하게 여겨질 수도 있다. 최고의 직원이 되는 것은 ‘적자생존(survival of the fittest)’으로 이어지며, 그에 대한 결과는 ‘인력 재난(human capital disaster)’이다.
성과평가는 1990년대 말부터 시작되었다. GE를 비롯해 미국 기업들이 성과평가 제도를 도입했고, 타기업들이 이를 따라 하며 널리 퍼졌다. 전반적으로 이러한 제도는 능력을 기반으로 직원평가를 하는 문화에서 효과가 더 드러난다. 앵글로색슨 국가가 그 예다. 하지만 거꾸로 말하면 직장에서 개인간의 관계, 혹은 사회와의 관계가 중요한 국가에서는 이런 성과평가가 왜 실패했는지를 알 수 있기도 하다.
현재 미국에서 일어나는 성과평가의 위기를 우리는 반겨야 한다. 일명 ‘뷰카’(VUCA, 변동적이고 불확실하며 복잡하고 모호한 상황을 일컫는 단어)상황에서는 직원들이 창의적인 생각을 하고, 유연하게 행동하며, 적극적이고, 동료들과 협력하며 일해야 한다. 그렇지만 성과평가로 인해 직원들이 해고되지 않기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다보면 위에서 말한 것과 같은 직원들의 근무태도를 이끌어낼 수 없다.
직원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에 대한 난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우리는 직원들이 본인의 업무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달성하는지, 그들을 어떻게 보상할 것인지에 대한 기준과 정확한 정보를 수집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나아가 직원을 정리해고 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회사가 무엇을 기준으로 이들을 떠나보낼지지에 대한 판단을 해야 한다. 사실 현재는 이런 문제에 대한 명확한 해결책이 아직까지 없다.
성과를 측정하는 과정에서 중 중요한 것은 직원들이 직접 자신의 성과에 대해서 얘기하도록 하는 것이다. 자신이 업무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잘 했는지, 또 어떻게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는지에 대해 직원이 직접 말하는 것이다. 이는 관리자들의 소관이다.
과거의 전통적인 인사 시스템에서는 인사부서에서 직원들의 업무 결과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 이를 관리자들에게 공유했다. 이때 관리자들에게 공유된 서류는 평가지 형태로, 인사부서에서 준 자료를 보고 본인의 팀 성과를 매기도록 하였다. 이후 인사부서와 관리자들이 직원 성과평가에 대한 회의를 했다.
하지만 관리자들은 직접적으로 본인이 담당하고 있는 직원들의 업무 결과에 대한 자료를 모으는 일에 관여하지 않았기에 이런 제도가 (옳다고) 동의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나아가 직원을 ‘저성과자’라고 분류하는 데에는 엄청난 사회적 피해가 있을 수 있다. 공정하지 못한 성과평가 제도에 직원들의 분노를 일으킬 뿐만 아니라, 미래에 그들의 성과저하를 불러올 수도 있다. 또한 대다수의 관리자들은 성과평가를 하고 나서도 자신이 팀원을 바꿀 수 있는 권한이 없어 불만을 갖는다. 성과평가는 처음부터 큰 ‘실패’가 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이런 모든 이유로 우리는 성과평가에 대해 다시 생각해야 한다. 성과평가의 기본적인 개념부터 말이다.
성과평가에 대한 수많은 자료들이 있지만, 아직까지 ‘성과’에 대한 용어설명으로 시작하는 것은 단 하나도 보지 못했다. 조직에서는 성과평가를 실행하기 전에 내부에서 ‘성과’의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해야 한다. 경영관리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말은 ‘측정되지 않
[크리스티나 시몬 IE 비즈니스 스쿨 교수 기고 / 윤선영 연구원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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