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정부가 발표한 공시가격 조사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취재한 김한준 기자 나와 있습니다.
김 기자,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 우선 공시가격이라는 게 뭔지부터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공시가격이 뭔가요?
【 기자 】
네. 공시가격, 부동산 관련된 뉴스를 통해서 많이 접하시는 용어일 텐데요.
공시가격은 글자 그대로, 공개적으로 게시해 일반에게 알린다는 뜻입니다.
조금 더 자세히 말씀드리면 정부가 매년 1월 1일 기준으로 전국의 대표적인 토지와 건물에 대해 조사해 발표하는 부동산 가격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 공시가격은 실제 가격과는 차이가 납니다.
실제 가격이 100만 원이라면 보통 이 공시가는 70만원에서 80만원 정도라고 보시면 됩니다.
실제 가격이 있는데, 왜 굳이 이런 공시가격을 발표하느냐 하시는 분들도 계실텐데,
이유는 정부가 이런 자료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 공시가격은 종합부동산세나 양도세, 건강보험료 등 각종 조세의 부과기준으로 활용됩니다.
전국적으로 확정된 데이터가 있어야 모든 국민에게 공정히 세금 부과가 가능한 거죠.
우리 국민들 입장에선 공시가격이 실거래가보다 낮은 만큼, 세금을 덜 내는 혜택도 있으니 나쁘게 볼 필요는 없습니다.
【 질문 】
개별주택에 대한 공시가격도 발표됐는데, 이게 이름 그대로 모든 개별 주택들의 가치를 일일이 다 반영을 하는 건가요?
【 기자 】
개별주택 공시가격이란 아파트나 다세대 등 공동주택을 뺀 단독주택 등에 대한 가격을 알려주는 건데요.
이름 그대로 집집마다 가격이 모두 다릅니다.
예를 들면 여기가 서울 필동인데, 같은 골목에 집이 2개 있다고 하면 이 2개 집 가격이 다른 거죠.
같은 동에는 있지만 버스를 타는데 A라는 집이 조금 더 가깝다든지, A집은 남향인데, B집은 북동향이라든지, A집은 1층인데, B집은 엘리베이터가 없는 3층이라든지 이런 변수들이 다 반영이 되는 겁니다.
개별주택 공시가격이 무조건적인 가격이다라고까진 말할 수 없지만, 그래도 상당히 합리적으로 추산이 됐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 질문 】
이번에 발표된 자료를 보니 비싼 집이 정말 많은 것 같아요. 어떻습니까.
【 기자 】
우리 상상을 초월하는 금액의 주택이 정말 많습니다.
일단 리포트에서도 보셨듯,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주택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보유한 이태원동의 자택입니다.
가격이 177억 원인데, 2005년부터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습니다.
더 대단한 것은 2위부터 4위까지 주택 모두가 이 회장 소유라는 겁니다.
5위는 한남동에 있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주택인데, 이 집의 가격도 103억 원입니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가격도 상당한데요.
전국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는 서초동의 트라움하우스라는 곳으로 63억 원에 달했습니다.
2위부터 10위까진 44억 원부터 38억 원 선이었는데, 상위 10곳 중 7곳이 역시 강남 지역이었습니다.
【 질문 】
공시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이 제주네요. 그동안 많이 오른 것은 보도를 통해 좀 알고 있었는데 상승률이 생각 이상으로 어마어마합니다. 왜 오른 건가요?
【 기자 】
일단 제주는 호재가 정말 많았습니다.
잘 알려진 호재만 해도 대정영어교육도시, 강정택지개발, 제2공항 개발 등 한두개가 아닙니다.
여기에 인구까지 늘었습니다. 지난해 유입된 인구만 1만 1,000명에 이릅니다.
그런데 이렇게 투자수요와 실거주 수요 모두가 늘어났는데, 문제는 새로운 아파트 공급 물량이 없었다는 거였죠.
수요는 많은데 공급은 늘지 않고 제한적이니 가격이 폭등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공시가격 상승률이 25%인데, 이러면 실거래가는 더 올랐을 가능성이 큽니다.
【 앵커멘트 】
제주 뿐 아니라 전국에서 가격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는데, 이렇게 집값이 계속 오르면 임차인들은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집값 상승세 언제까지 이어질 것 같나요?
【 기자 】
현재 주택경기는 상당히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지난해까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계속 치솟다가 올해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시행되면서 주춤해진 상황인데요.
아직 시장이 완전히 얼어붙진 않았습니다.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아직도 미세하지만 계속 상승하고 있고, 수도권도 서울보단 덜하지만 강보합입니다.
다만 지방이 조금씩 하락하고 있는데, 이게 다음 달부터 대출 규제가 지방까지 확대되면 더 안 좋아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향후 거래가격이 계속 오를지, 아니면 지금과 같은 관망세가 이어질진 전문가들의 의견이 제각각이어서 조금 더 지켜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하나만 첨언을 드리면 이런 주택난 때문에 정부가 어제 주거비 경감 대책을 내놨습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주택을 구입하는 사람은 최저 1.6%의 저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게 한 건데, 1%대 주택대출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정부도 주택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 앵커 】
네, 김 기자 수고했습니다.
[ beremoth@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