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벤처투자의 투자를 받은 천연물 바이오 화장품 벤처회사인 네이처포(nature4)가 제품 개발을 완료하고 올해 전세계를 대상으로 수출에 나선다. 피부의 비정상적인 열을 정상 온도로 낮춰 자극을 줄이고 염증을 완화하는 쿨링 마스크팩, 미스트가 바로 그것이다.
네이처포는 지난 2014년 우용규(45·사진) 대표가 창업한 바이오 화장품 전문 스타트업이다. 우용규 대표는 서울대 의공학 석사 출신으로 지난 2000년부터 바이오 기술 기반 벤처 사업을 꾸준히 진행해왔다. 초기에는 산소 포화도 측정 기술에 기반해 환자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발했지만 바이오 산업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의료 승인을 받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과 자금이 소요돼 상용화를 포기했다.
험난한 시간을 보낸 뒤 우 대표가 얻은 교훈은 시장에 대한 통찰이었다. 우 대표는 “아무리 우수한 기술과 역량을 갖고 있더라도 시장이 있어야만 결실을 거둘 수 있다는 사실을 그때 깨달았다”며 “재기를 모색하면서 주위를 둘러보니 기저귀와 생리대가 눈에 들어왔다”고 밝혔다.
기저귀는 어린 아이들의 대소변을 받는 도구로 쓰이지만 사실 아이들에게는 불편함 그 자체다. 게다가 빨리 갈아주지 않으면 피부에 자극을 줘 염증을 유발하기 일쑤다. 부모들은 피부가 물렁해진 아이들을 보며 눈시울을 붉히지만 기저귀를 안쓸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우 대표가 착안한 제품은 바로 밀폐된 환경에서도 피부의 온도를 낮춰주는 신물질이다. 그동안 보유한 서양 의학 기술에 한의학을 접목한 결과 기저귀를 차고 있어도 피부의 열감을 낮춰 염증을 완화하는 효과를 얻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만든 유아용 쿨링 스프레이는 엄마들이 모인 커뮤니티를 통해 입소문만으로도 5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회사 홈페이지에는 그동안 아이들의 아픔을 보고도 눈물을 삼켜야 했던 엄마들의 후기가 속속 게재됐다.
우 대표는 이 제품으로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주관하는 신사업상생과제에 지원했고 삼성벤처투자가 관심을 보였다. 아이들의 피부 자극을 해소하는 것을 넘어 다양한 가능성이 엿보였기 때문이다. 우 대표는 삼성벤처투자의 제안을 받아들여 투자를 유치한 뒤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제품 개발에 나섰다. 올 초 출시된 ‘자연비’ 브랜드의 마스크팩과 미스트가 바로 그것이다.
우 대표는 “현행 미스트나 마스크팩은 얼음으로 피부를 식히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며 “자연비 제품에 함유된 신물질은 기화 효과에 따른 냉각이 아니라 자체적인 냉각 효과를 보여 정상으로 낮아진 온도를 한시간 이상 유지한다”고 밝혔다.
자연비 제품은 올해 국내외 판매를 동시에 진행할 계획이다. 현재 미국 FDA, 중국 CFDA 등 인증을 받는 중이며 대기업 한 곳의 러브콜도 검토 중이다. 우 대표는 “지난 3월 광저우 국제미용 박람회를 다녀왔는데 중국 화장품 회사에서 마스크팩에 대한 공동 생산 판매 제의를 받기도 했다”고 밝혔다.
기술 차별화를 위한 노력도 병행한다. 한국의류시험연구원으로부터 피부온도저하 기능은 검증받았지만 특허 신청과 함께 체계화된 임상 시험에 나서 신물질의 기전 규명과 다양한 증상에 대한 유효성 실험 등을 통해 성능의 공신력을 인정받을 계획이다. 특허 등록은 이달 중 완료될 예정이며 KC인증도 함께 진행한다. 해외 시장 공략에
우 대표는 “밀폐된 상황에서 피부 열을 낮추는 기술로 임상 시험 등을 마치면 욕창과 같은 곳에도 활용할 수 있다”며 “원천 기술을 보유한 바이오 벤처로 자리매김해 전세계 화장품 시장에 우뚝 서는 회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디지털뉴스국 김용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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