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시내 면세점 특허를 추가한다는 소식에 오히려 면세점주들이 된서리를 맞았다. 면세점 시장 포화 우려가 번지며 기존 면세점주 뿐만 아니라 신규 특허가 유력한 면세점주도 일제히 하락하고 있는 것.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시내면세점 특허를 추가한다는 발표 이후 3거래일 동안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5.7% 하락했고, 호텔신라는 2.7% 하락했다. 같은 기간 두산은 4.7% 하락했는데 이는 5거래일 연속 하락한 것이다.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를 받을 유력 후보인 현대백화점도 같은 기간 1.7% 떨어졌고 롯데쇼핑은 4.6%, SK네트웍스는 10.0%나 떨어졌다.
관세청은 지난달 29일 장 마감 이후 시내면세점 특허를 추가하기로 결정했다. 서울 시내 4개, 부산 1개, 강원 1개 등 총 6개의 시내면세점이 늘어나게 돼, 서울시내면세점 사업자는 13개로 증가하게 된다. 최민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면세점 시장이 출입국자수 증가에 힘입어 지속 성장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단기 경쟁 심화는 불가피하다”며 “추가 면세점이 개점하게 되면 업체간 마케팅 경쟁 심화 뿐 아니라 브랜드 유치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면세점 경쟁 심화 우려가 반영되면서 신규 사업자에 대한 전망도 어두워지고 있다. 남옥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면세점 시장 경쟁 과열로 최근 면세점 사업권 확보가 실적과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면세점 업계의 경쟁 심화로 수익이 당초 기대치에 못 미칠 것이라는 얘기다. 이미 호텔신라는 면세점 사업 부진으로 올해 1분기 영업이익(193억원)이 전년대비 42.6% 감소하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를 받을 가장 유력한 후보로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과 SK워커힐점,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등 3곳을 꼽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비상장사인 호텔롯데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롯데쇼핑과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지만 유통사업 주력
관세청은 심사 개선 방안을 마련해 5월 말~ 6월 초에 특허신청 공고를 내고 4개월의 공고기간 후 2개월여의 특허 심사를 거쳐 최종 사업자를 발표할 계획이다. 신규 사업자는 빠르면 11월 말~12월 초에 선정될 예정이다.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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