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인공지능(AI) 플랫폼 ‘왓슨’이 내년초엔 한국어를 구사하게 된다.
왓슨은 1초에 80조 번 연산이 가능한 AI로, 책 100만 권을 단 1초만에 분석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인간과 컴퓨터 간 벌어진 최초의 대결인 미국 제퍼디 퀴즈쇼에서 우승하며 일약 AI의 대표 주자로 떠오르며 유명해졌다. 현재 세계 곳곳에서 방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헬스케어, 금융투자 분야 최적의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왓슨은 특히 사람들이 일상에서 사용하는 언어를 분석해 정확한 의미를 추출하는 기술인 ‘자연어 처리’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 지금은 영어만 가능하지만 조만간 스페인어와 일본어 구사가 가능해지고, 내년초엔 한국어도 할 줄 알게 된다. 왓슨 한국 사업권을 확보한 SK C&C가 IBM과 협력해 내년초 한국어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SK C&C는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IBM 왓슨 본사에서 박정호 SK C&C 사장과 데이비드 케니 IBM 왓슨 총괄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사업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SK C&C와 IBM은 자연어 의미 분석, 머신러닝 기반 데이터 검색, 대화, 문서 전환 등 한국어 버전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연내 개발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모바일과 웹, 로봇 등 다양한 매체를 이용해 왓슨과 한글로 소통할 수 있게 된다.
이미 왓슨은 일본, 남아프리카, 호주, 태국 등 전세계 24개국 로봇, 헬스케어 분야에 진출해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일본 소프트뱅크는 자사 가정용 로봇 페퍼와 왓슨을 결합한 서비스를 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왓슨에게 일본어를 학습시켜 페퍼 로봇이 어떻게 행동해야 할 지를 알려주는 가이드 역할을 하도록 훈련 중이다. 헬스케어 기업 웰톡은 왓슨을 활용해 건강코치 앱을 개발했다. 이 앱은 “이 식사 성분이 내 심장에 좋을까?”, “내가 얼마나 오래 걸어야 하지?”와 같은 음성질문에 맞춤형 답안을 제공해준다. 한국IBM 관계자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왓슨이 자동으로 맞춤상품을 추천하는 등 활용 범위가 다양할 것”이라며 “한국어 AI 서비스가 보편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SK C&C와 IBM은 또 스타트업와 개발자 누구나 왓슨을 활용해 각종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도록 ‘왓슨 클라우드 플랫폼’을 SK 판교 클라우드 센터에 구축하기로 했다. SK와 IBM은 국내 AI산업 발전을 위한 투자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수십억 원 규모 ‘AI 서비스 개발 벤처창업 생태계 활성화 펀드‘를 공동 조성키로 했다. 향후엔 산학 연계를 통한 AI 핵심 인재 육성에도 적극 투자한다.
박정호 SK C&C 사장은 “이번 파트너십으로 한국 기업들도 AI 서비스 개발을 자유롭게
[오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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